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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홍준표發 'TK통합', 한동훈 '메가서울'도 이재명 '부울경'도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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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지난 4일 전격 발표된 '대구·경북 통합' 발표는 여러 권역에서 추진 중인 '선배' 격 메가시티 프로젝트들을 보름여 만에 앞질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기현 전 대표 등이 총선 국면에서 주장한 '메가 서울' 프로젝트,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해온 '부울경 메가시티' 등이 지지부진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된다.

특히 원래 비윤(非윤석열) 인사였지만 총선 후 윤석열 대통령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를 들고나온 점, 홍 시장의 제안 이틀 만에 윤 대통령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적극 지원을 지시한 점, 지난 4.10 총선 후 여당 내 TK 지역의 비중이 더 공고해진 점 등이 주목된다.

홍준표 "대구·경북 통합하면 500만, 한반도 제2의 도시"

정부서울청사에서 4일 열린 '대구·경북 통합 추진을 위한 4자 회동'은 홍준표 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대구·경북 통합안은 대한민국 지방행정 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대구·경북 통합안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대구·경북이 하나가 돼 지방행정체제가 전부 개편이 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철우 도지사도 "수도권 대 비수도권 균형 발전, 저출산 문제, 중앙권력 대 지방권력의 종속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게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라고 가세했다.

정부는 향후 범정부 TF를 통해 전폭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대구·경북은 연내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을 제정하고 2026년 7월 1일 통합 자체단체를 출범시킨다는 일정안까지 마련했다.

대구·경북 통합이 급진전된 것은 지난달 17일 홍준표 대구시장의 제안에서부터 시작됐다. 홍 시장은 당시 한 신문사가 주최한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모임에서 "대구시와 경북도는 대구광역시로 통합해야 한다"며 "(대구와 경북이) 각각 발전하는 것보다는 인구 500만의 광역시를 만드는 게 훨씬 유리하고 좋다"고 했다.

이어 같은달 18일 SNS에 올린 글에서 "대구·경북이 통합해 500만 대구직할시가 되면 대구는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된다"며 "도를 없애고 광역시와 국가가 바로 연결되는 2단계 행정체계가 되면 중복 기능 기관들도 통폐합되고 행정체계도 단순화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고 주장했다.

같은달 20일에도 SNS 글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같은 취지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대구굴기(崛起)", "앞으로 대한민국은 서울-대구 양대 구도로 전환할 것" 등의 주장도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홍 시장의 제안에 대해 '적극 지원'을 지시했고 이는 결국 보름 만에 결과를 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시·도가 뭘 원하는지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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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구.경북 통합 논의 관계기관 간담회에 참석한 이상민(왼쪽 첫 번째) 행안부 장관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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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목련꽃 피면 김포는 서울"이라더니…

앞서 여야는 지난 총선 국면에서 경쟁적으로 '메가 시티' 공약을 꺼냈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대표적 승부수 공약이 바로 '메가시티 서울'이었다.

이는 작년 10월 김기현 당시 대표가 처음 들고나온 제안으로, 경기 김포, 하남, 부천, 광명, 고양, 구리 등 서울 인접 도시를 서울에 편입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도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돼있을 것"(2.3. 김포 방문 당시)라고 메가시티 서울 공약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드러냈지만 총선 패배 후 한 전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김포 편입 이슈도 흐지부지됐다.

더불어민주당도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을 지속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총선 기간이었던 지난 3월 25일 경남 창원 현장선대위 당시 "집권 여당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좌초시키고 '메가시티 서울'만 주장한다"며 "수도권 일극 체제를 가속화하면서 불균형 심화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지역균형 발전은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관통해 온 민주당의 오랜 꿈이다. 부울경 메가시티를 부활시켜 경남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경남지역 민주당 의원들과 지자체는 총선 후에도 메가시티 추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이 역시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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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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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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