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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바다뷰 시골집, 무작정 사면 낭패[부동산 빨간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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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올해 5월 전남 여수시 돌산읍 인근 바닷가 마을 전경. 최동수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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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수 산업2부 기자


주중 5일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주말 2일은 농어촌에서 생활하는 ‘5도(都) 2촌(村)’, 도시를 떠나 시골에 눌러앉는 ‘이도향촌’, ‘촌캉스(시골+바캉스)’ 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벗삼은 ‘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직장인도 부쩍 늘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에서 진행한 ‘은퇴 이후 희망 거주지’ 설문 조사에 따르면, 만 50~56세 서울 거주 직장인의 48.2%가 서울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고 싶다는 응답(47.3%)보다 많았는데요. 은퇴를 앞둔 직장인들은 서울을 떠나 경기나 인천, 지방 소도시로 옮겨서 살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전원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주거’일 텐데요. 최근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신축보다는 기존 집을 매수하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전원주택을 구입했다가 돈도 잃고 마음도 다쳐 도시로 돌아오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번 주 부동산 빨간펜은 전원주택을 매입할 때 유의할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현 거주지별 은퇴 후 희망 거주지
(단위: %)


서울 거주자
경기·인천 거주자
서울
47.3
5.7
경기·인천
31.8
61.8
지방 소도시
16.4
23.5
지방 대도시
3.8
8.6
해외·기타
0.7
0.4
※2023년 8월 말, 만50~56세(1968~1974년생) 대도시 직장인 2000명 대상.
자료: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Q. 바닷가에 5000만 원짜리 촌집이 매물로 나왔네요. 주변 시세보다 2000만 원 저렴한 것 같은데 매입해도 될까요?
“전문가들은 시세보다 싼 집은 의심부터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망이 좋아 집을 샀는데 집에 하자가 있으면 리모델링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다는 것이죠. 우선 집을 볼 때 전망이 좋더라도 꼭 주택의 방향을 따져봐야 합니다. 서류상으로는 남향인데 실제는 서향이나 북향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겨울에 난방비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향과 더불어 중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이 ‘단열’입니다. 전원주택 거주자들 사이에서는 ‘단열이 생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단열이 제대로 안 되어 있을 경우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습합니다. 사려고 하는 집이 제습기나 난방을 많이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창호도 중요합니다. 성능이 좋은 시스템 창호나 이중 창호를 쓴 집이라면 더 신경 써서 지은 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전 주인이 산 지 2년 만에 급매로 내놓았네요. 사도 될까요?
“개인 사정이 생겨 급하게 집을 팔 수도 있지만, 집에 하자가 있거나 살기 불편해 처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을 주변 축사나 골재 석산이 있을 수도 있고, 마을 사람들의 텃세에 못 이겨 집을 매도할 수도 있습니다. 집주인의 매도 사유를 파악해보고, 직접 현장을 둘러보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집 주변을 둘러볼 때는 차량보다는 직접 걸으면서 파악해보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집주인이 소유 기간을 파악하려면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면 됩니다. 부동산등기부등본은 스마트폰 ‘인터넷등기소’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Q. 전원주택이 마치 광고에 나온 것 같아요. 디자인이 독특해 희소성이 있을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디자인이 독특한 전원주택을 매입할 때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집을 오랫동안 팔지 않고 생활한다면 상관없지만, 마음이 바뀌거나 사정이 생겨 팔고 싶을 때 잘 팔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중고차와 같습니다. 대중적이지 않은 색상의 차량은 타고 다닐 때는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막상 팔 때는 제 가격을 받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구조가 독특한 집은 하자가 발생했을 때 수리가 어려울 수 있고 비용도 많이 들 수 있으니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Q. 면적이 넓은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전원주택 하면 ‘넓은 마당, 넓은 집’을 떠올립니다. 전문가들은 ‘내려놓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무리하게 큰 집에 살면 관리도 어렵고, 유지 비용만 많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 2명이 생활하는 집인데, 1년에 몇 번 방문하지 않을 자녀들과 친구들을 고려해 큰 집을 매수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Q. 집까지 들어가는 길이 좁아 주차장은 마을 앞을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괜찮을까요?
“집 앞에 폭 4m 이상 도로가 접해 있는 게 좋습니다. 전원생활을 하려면 승용차가 꼭 필요한데 집 앞에 주차할 수 없으면 육체적 고통이 따를 수 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짐을 들고 집까지 걸어가는 걸 상상해 보시면 됩니다. 집을 보수할 때도 차량 접근이 어려우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Q.전원주택 매물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우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전원주택 매물을 올리는 카페들이 있습니다. 지역 부동산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경매나 공매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낙찰받을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나 다음 지도 거리뷰를 활용해 마을 분위기를 먼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수도권과 대도시와 가까운 지역들은 데이터가 많아 계절별로 거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마음에 드는 집이 생겼다면 직접 현장에 가봐야 합니다. 최소 3개 이상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해 시세를 파악하고, 하자 등 특이사항을 파악해 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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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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