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홍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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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신선식품물가
기후위기가 물가 불확실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배 가격은 1년 전보다 126.3% 오르면서 197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사과(80.4%), 양배추(56.1%), 수박(25.6%) 등 농산물의 물가상승률이 유독 높았다. 지구온난화로 과일나무의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데 기온이 급락하는 일까지 겹치면서 사과·배 등 과일 수확량이 감소했다. 일찍 돋아난 꽃눈이 얼면서 열매가 달리지 않은 탓이다. 수박은 겨울철 일조량 감소의 영향을 받는 등 기후 변동이 농산물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 역시 물가 불확실성 요인으로 이상 기후를 꼽는다. 기획재정부는 “이상 기후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가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기후플레이션’은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t당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 1분기 1만88달러를 기록해 분기 기준 처음으로 1만 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1분기(5626달러)보다 79.3% 오르면서다. 올리브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이 지난 2년간 가뭄에 시달리면서 올리브 나무가 자라지 못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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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휩쓴 기후플레이션
차준홍 기자 |
코코아·원두 등도 기후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전날 런던거래소에서 로부스터 커피 선물은 t당 4471달러에 거래돼 2700달러 선이었던 1년 전보다 65%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코코아 선물 가격은 3157달러에서 9580달러로 3배 올랐다. 역시 이상 기후 때문이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에 폭염이 닥치면서 코코아 생산량이 대폭 줄었다. 로부스터 원두의 경우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주 생산지인 베트남 중부에 가뭄이 들면서 원두 작황이 나빠졌다.
한국은 원두나 코코아 등을 모두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 생산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 영향을 크게 받는다. 수입 가격 인상은 국내 식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이다. 실제 롯데웰푸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이달부터 가나초콜릿ㆍ빼빼로 등 17개 제품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가공식품은 물론 외식 가격 인상으로까지 이어진다. IMF는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부정적인 기후 환경에선 금리를 높이더라도 소비자 물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한다”고 밝혔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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