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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고령화 심각한 중국에 약국 우후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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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령화 한일 못지 않아

약국이 마트보다 많아

의약 당국은 폭리 단속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하이뎬구 중관춘의 한 약국. 노인 고객들이 줄을 서서 약을 구입하고 있다./신징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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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고령화가 상당히 심각한 양상을 보이는 중국에 약국들이 마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마트나 찻집보다도 더 많이 생겨난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는 더욱 더 그럴 것으로 보인다.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고령화는 아직 이웃 국가들인 한국이나 일본보다는 못하다고 할 수 있다.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30%, 20%인 양국보다는 각각 15%P, 5%P 낮은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령화 진행 속도는 양국보다 훨씬 빠르다. 2030년에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약국이 많이 생겨나는 것은 크게 이상한 현상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인지는 역시 통계가 잘 말해준다. 중국 의약 당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19년 말을 기준으로 전국의 약국은 54만4000 개였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4년 후인 지난해 말 이 수는 무려 67만 개로 늘어났다. 1년 평균 3만1500 개씩 늘어났다는 계산은 가볍게 나온다. 2030년을 전후해 전국의 약국이 100만 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이로 볼 때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이처럼 약국이 빛의 속도로 늘다 보니 진짜 마트나 찻집보다 더 자주 목격돼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수도 베이징시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의 거리만 살펴봐도 좋다. 노령 인구가 비교적 적은 대학 밀집 지역임에도 불구, 거리에 약국들이 지천으로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인근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추이춘란(崔春嵐) 씨는 "우리 부모님과 시부모님은 현재 70대 후반이다. 약국을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다. 약국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 약국도 있으면 좋겠다"라면서 앞으로 약국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을 드러냈다. 중국의 의약 당국 역시 추이 씨 같은 이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다. 약국 개국 허가를 까다롭게 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당 경쟁으로 인한 약국들의 영업 부진 같은 부작용은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 약국의 2023년 말 기준 총 매출액이 1조 위안(元·190조 원)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확실히 그렇다고 해야 한다. 약국 1곳 당 연 매출액이 150만 위안 전후에 이르고 있다면 향후 상당 기간 과당 경쟁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해도 좋다.

현재 중국의 3, 4선 도시는 의약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 농촌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전국적으로 약국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한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일부 약국들이 노인들을 상대로 종종 폭리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의약 당국이 매년 수차례 씩 약국들에 대한 불시 점검이나 단속에 나서는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바야흐로 중국에 약국 전성시대가 오고 있다고 단언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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