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4세대 실손 비급여 과다 이용자 보험료 2배 ‘껑충’

서울의 한 대학병원. 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도수치료·영양제 주사 등 비급여 의료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 ‘4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갱신 보험료가 대폭 인상된다. 반면 지난 1년간 비급여 보험금을 타지 않은 4세대 실손 가입자는 보험료를 소폭 할인받는다.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 가입자 가운데 약 5만여명은 비급여 특약 보험료가 2배 이상 뛸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 1일부터 4세대 실손보험 비급여 보험료 할인·할증 제도를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실손의료보험은 공적 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이 진료비를 보장하는 급여 항목 중 본인 부담금과 건강보험 적용 없이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진료비에서 자기 부담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보상하는 민간 보험이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비급여 항목 등에 대한 자기 부담금 비율이 조정돼 1~4세대로 나뉘는데, 2021년 7월 출시한 4세대 실손은 기존 실손보험과 달리 비급여 항목을 ‘특약’ 가입 대상으로 분리해 가입자별 보험료를 달리 적용하는 게 특징이다.

4세대 실손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실손 보험 가입자의 10.5%인 376만명(가입 건수 기준)에 달한다. 상품 출시 뒤 3년간 유예 기간이 지나 올해 7월부터 보험료를 갱신하는 가입자부터 비급여 항목 등 보험금 수령액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적용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제공

4세대 실손 가입자는 보험료 갱신 전 1년간 수령한 비급여 보험금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눠 보험료가 다르게 책정된다. 1년간 가입자가 타간 비급여 보험금이 100만원 이상이면 갱신 보험료가 대폭 올라간다. 등급별 보험료 할증폭은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3등급) 100% △15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4등급) 200% △300만원 이상(5등급) 300% 등이다. 금융 당국은 전체 4세대 실손 가입자의 1.3%가량이 보험료 할증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원으로 추산하면 5만여명에 이른다.

반면 지난 1년간 받은 비급여 보험금이 100만원 미만(2등급)인 경우는 보험료가 동결되는데, 전체 가입자의 36.6%가 여기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비급여 보험금을 전혀 타가지 않은 전체 가입자의 62.1%는 보험료가 지금보다 5% 안팎 인하될 것으로 추산된다. 3∼5등급 가입자가 더 내는 보험료를 재원으로 1등급 보험료를 깎아주는 구조다. 보험료 할인·할증 등급은 1년간 유지하고, 그 이후엔 매년 1년치 비급여 보험금 지급액에 따라 보험료를 원점에서 재산정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월 4세대 실손에 가입해 지난 1년간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가입 첫해엔 10개월치 적용)이 130만원인 가입자는 3등급에 해당돼 올해 8월 갱신 때 할증률 100%를 적용한다. 비급여 특약 보험료가 기존 7500원이었다면, 1만5천원으로 2배 인상되는 셈이다. 이후 1년간 비급여 보험료를 수령하지 않으면 2025년 8월 갱신 때는 특약 보험료가 할증 전의 기본 보험료(7500원)에서 5% 할인된 7125원으로 내려간다.

4세대 실손 가입자는 개별 보험사 누리집 또는 앱을 통해 자신의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과 할인·할증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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