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남 버스요금 인상 검토
전기·가스요금도 오를 가능성 높아
4월 서울 용산구 한 건물에 설치된 가스계량기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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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하며 물가 안정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널뛰는 원‧달러 환율,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등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를 기록하며 4월(2.9%)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하향 추세여서 물가 상승률은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2.6%로 제시했다. 4월까지 월평균 상승률은 3.0%다.
그러나 향후 물가 경로에 드리운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당장의 위협은 공공요금이다. 그간 계속된 동결 기조에 따라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적자가 누적된 만큼 하반기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전기·가스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총부채(올해 1분기 기준)는 200조9,000억 원, 46조9,000억 원에 달한다.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기와 가스를 공급한 탓이다.
서민의 발인 교통비도 연달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는 하반기 중 지하철요금을 150원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시내버스요금을 1,500원으로 책정한 후 4년 연속 요금을 동결한 경기 역시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이 제안한 요금 인상안을 검토 중이다. 전남도 시내버스요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공공요금은 민생과 직결된 만큼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인상폭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고환율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연말 1,300원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졌던 4월 가파르게 올라 1,400원 선을 위협했다. 최근엔 1,370원 중반으로 내려왔으나, 올해 첫 거래일(1,300원‧1월 2일)과 비교하면 여전히 6% 안팎 높다. 시장에선 당분간 고환율 부담이 해소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환율 우려가 컸던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약 1,305원이었다. 높은 환율은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며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다.
국제유가도 변수다. 중동 분쟁 불씨가 꺼지지 않은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모인 ‘OPEC+’가 원유 감산량을 2025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기후적 요인에 의한 농산품 수급 차질 등 공급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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