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역에 3일(현지시간) 밤 로켓을 발사해 이날 골란고원과 가까운 이스라엘 최북단 도시 키르야트 시모나의 야산에 불이 붙었다./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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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휴전을 위한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사이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양측은 중동 분쟁 확대를 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무력 충돌이 불가피하다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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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결정 내릴 순간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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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로이터·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헤르제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부를 향해 공세를 펼칠 준비가 됐다"며 "결정을 내릴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CNN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레바논 남부에서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 북부 케렌 나프탈리, 갈릴리 인근 비리야 숲 등에 떨어져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이스라엘 소방당국이 이날 밤 늦게 화재 대부분을 진화했으나 400헥타르가 불탄 뒤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인근 도시 키르야트 시모나 시민들은 한밤중 대피해야 했다.
이는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전날 성명에서 갈릴리에 위치한 이스라엘 사령부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폭격, 헤즈볼라 무장대원 3명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한다.
데이비드 멘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레바논 공격에 대해 "지속 가능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면서도 "외교 수단으로 (갈등을) 해결할지 아니면 무력으로 해결할지는 헤즈볼라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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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이스라엘, 황폐와 파괴 겪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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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셰이크 나임 카셈 헤즈볼라 부대표는 "우리는 전투 준비가 됐으며 어떤 경우에도 이스라엘의 승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밝혔다. 카셈 부대표는 "이스라엘이 전쟁을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며 "이스라엘이 전쟁에 나선다면 황폐와 파괴를 겪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내각 인사들은 연일 레바논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요아브 키시 교육부 장관은 전날 이스라엘 군 라디오 인터뷰에서 "헤즈볼라를 몰아내려면 전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안보부 장관은 "헤즈볼라가 우리 땅에 불을 지르고 있다"며 "모든 헤즈볼라 요새를 불태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갈등 격화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알자지라는 지난 4월 게재한 기사에서 가자 지구에 군사작전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스라엘 군이 헤즈볼라를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 예멘 후티 등과 함께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다. 이란을 비롯한 이들 세력은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저항의 축'이라 불린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 지구 전쟁이 개시되자 저항의 축 세력들은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에 맞서겠다며 군사행동에 돌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가자 지구 개전 이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헤즈볼라 무장대원 300명, 민간인 8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군은 헤즈볼라 공격으로 군인 18명,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백악관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가자 지구 내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생존 인질을 교환한 뒤 전쟁 피해 지역을 재건하는 '3단계 협상안'이 수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안을 어길 경우 즉시 가자 지구 군사작전을 재개해야 하며, 미국이 군사작전을 재개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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