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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여자가 꽃뱀”… ‘밀양 성폭행’ 가해자 부모 이어 주민 인터뷰도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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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밀양 주민 인터뷰.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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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가 20년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잇달아 폭로하면서 해당 사건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당시 가해자 부모와 밀양 주민 등이 되레 피해자를 탓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던 영상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4일 온라인상에는 2007년 방영된 ‘밀양 성폭행 사건, 그 후’ 프로그램을 캡처한 게시물이 확산했다. 여기에는 밀양의 주민들이 사건과 관련해 인터뷰에 응한 모습이 담겼는데, 이들은 되레 피해자를 탓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은 “여자한테 문제가 있으니까 남자가 그러는 것”이라며 “꽃뱀이나 마찬가지다. 돈 딱 물고 합의보고...”라고 했다.

다른 주민 역시 “안 좋으니까 그런데 따라다니지”라며 “점잖은 집에서 가정교육 제대로 받고 있는 여학생 같으면 밤에 누가 나와서 그러겠냐”고 했다.

방송에는 가해자 중 한명의 인터뷰도 담겼다. 이 가해자는 “여자가 솔직히 한번 그런 일 있었으면 다시 안 만나야 하는 게 정상”이라며 “처음에 그랬을(성폭행) 때 경찰에 신고하고 그랬으면 저희들이 이해한다”고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람들이 어쩜 저러냐” “이젠 누가 가해자인지 헷갈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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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밀양 주민의 인터뷰.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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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의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의 여중생을 꾀어내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기록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당시 피해자 아버지는 가해자들에게 받은 합의금 5000만원을 친척들과 나눠 가졌고, 정작 피해자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최근엔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 운영자가 가해자 신상을 폭로하는 영상을 연달아 하나씩 올리면서 당시 사건이 재조명됐다. 백종원도 방문했던 맛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남성을 시작으로, 외제차 전시장에서 근무 중이라는 남성까지 공개됐다. 이들의 얼굴 사진과 실명 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그 결과 식당은 휴업 상태에 들어갔고, 외제차 전시장 측은 직원을 해고 조치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네티즌들은 과거 가해자 부모 등의 인터뷰를 찾아 공유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한 가해자 부모가 “딸자식을 잘 키워야지. 그러니까 잘 키워서 이런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지” “여자애들이 와서 꼬리 치는데 거기에 안 넘어가는 남자애가 어디 있나” 등 발언을 한 모습이 담겨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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