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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단독] “우리도 분당처럼” 목동 주민들의 변심…1만가구 노린 ‘이것’ 쉽진 않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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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1~3단지 통합 재건축 논의 시작
현재 5110가구 성공땐 1만가구 달해

랜드마크 단지 거듭나면 가격 선도
노원 등 다른 지역도 ‘예의 주시’


매일경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목동신시가지 1~3단지 중 1·2단지 전경. [매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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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 통합 재건축이 추진 중인 가운데 목동 아파트 단지에서도 ‘통합’ 논의가 시작됐다. 재건축 초기 단계인 만큼 사업을 굳이 서두를 필요 없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통합 재건축을 통해 대단지를 만들어 사업성과 상징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노원구에서도 일부 주민 사이에 비슷한 주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비사업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목동1단지와 2단지, 3단지에서 최근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결성됐다. 준비위는 통합 재건축에 대한 주민들 의견을 묻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사전동의서를 작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는 모두 안전진단 문턱을 넘어 재건축에 돌입한 상태다. 이 단지들은 1980년대 목동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며 순차적으로 공급됐다. 전체 면적은 436만8463㎡이고 현재 2만6629가구가 거주 중이다. 목동 아파트 중에서는 6단지와 14단지가 각각 최고 50층, 최고 60층 건설을 핵심으로 하는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속도가 가장 빠르다.

매일경제

목동1단지와 2단지, 3단지는 전통적으로 목동 핵심지로 꼽혔다. 파리공원이 근처에 있고 월촌초, 월촌중, 영도초, 신목중 등 지역 유명 학교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인근 근린상가에 조성된 목동 중심 학원가도 걸어서 갈 수 있다. 최근 이곳 용도지역을 3종 주거지역으로 올리는 대신에 공공기여로 민간임대주택이 아니라 공원을 조성할 수 있게 되면서 3개 단지 재건축이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었다.

이들이 통합 재건축을 논의하는 이유는 대형 단지를 만들어 랜드마크 상징성을 확보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목동 1~3단지는 모두 합쳐서 5110가구이기 때문에 통합 재건축이 성공하면 1만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런 규모의 대형 단지면 새 아파트 가치를 평가할 때 중요한 요인이 되는 커뮤니티시설이나 공원 등이 확연히 달라지고, 이후 부동산 시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세 단지는 9호선 신목동역 5호선 오목교역 방향으로 1단지부터 3단지까지 도로를 따라 배치돼 있어 묶어서 설계하고 개발하기 용이하다. 이번 논의에는 들어가지 않은 4단지와 함께 하나의 블럭으로 형성돼있다. 목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3단지가 종 상향 문제로 연합한 경험도 통합 논의가 나오는데 영향 주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통합 재건축이 성공하면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서 가격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규모가 클수록 커뮤니티 시설을 잘 갖출 수 있고, 운영에 따른 관리비 부담도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 통합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노원구 중계역이나 노원역 역세권 단지 주민들 사이에서 통합 재건축의 유·불리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목동 1~3단지 통합 재건축이 현실화 하려면 해결 과제도 있다. 우선 목동 아파트는 지구단위계획이 만들어진 상태라 실제 통합개발하려면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1~3단지 통합 준비위는 기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외에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등 다른 재건축 관련 법 적용 가능성도 살펴본다지만, 이는 더 쉽지 않다. 양천구청과 서울시는 “통합재건축이 불가능하진 않다”며 “주민들 의견을 모아오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 이해관계 조정도 문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1000명 규모 재건축도 갈등이 심한데, 통합 재건축은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하다”며 “역세권 여부, 대지 지분 크기 등 조정할 문제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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