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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전공의 사직수리로 '출구' 찾는 정부…의대생 휴학승인은 미지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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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개 의대 총장 '수업복귀' 대책논의…"교육 정상화, 정부 지원 필요"

7일 이주호 부총리와 면담…학생·학부모 대상 성명 발표 추진

연합뉴스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이어지고 있는 3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이 놓여 있다. 2024.6.3 psik@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을 철회한 가운데 2월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의 휴학도 승인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의대를 둔 대학 총장들이 '의대 운영 정상화 협의체'를 꾸리고 휴학 승인 필요성부터 교육여건과 수련방식 개선 등 수업 복귀를 위한 '당근'까지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의대생 수업거부 사태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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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에 붙어있는 '의사 국시' 학원 홍보물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정부, 2025학년도 증원 마무리되자 전공의 사직 수리 등 '출구전략'

보건복지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열어 전공의와 소속 수련병원에 내린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각종 명령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직서 수리를 허용해 달라는 현장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돼 정부가 비판을 각오하고 명령을 철회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별로 전공의 규모도 다르고, 현장을 이탈한 개인별 사정도 다르기 때문에 언제까지 수리해야 한다는 기한은 정하고 있진 않다"며 "그렇지만 복귀에 따른 여러 가지 제도 개선 등의 검토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마냥 기다리기 어렵기 때문에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사실상 확정됐음에도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초반부터 유지했던 사직서 수리 불가, 이탈 전공의 면허정지 등 '기계적 법 집행' 입장을 바꿔 진료공백 축소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하고 전문의 자격 취득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조 장관은 "전공의가 복귀하면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해 법적 부담 없이 수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수련기간 조정 등을 통해 필요한 시기에 전문의를 취득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전문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운영, 수련환경 전면 개편 등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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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 앞둔 의과대학에 놓인 수업 일정 안내문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의대생 휴학 승인 놓고 "근본적 해결책 아냐" vs "유급이 더 큰 문제"

이런 가운데 동맹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에 대해서도 정부가 휴학을 인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의대 정원 증원분을 배정받은 32개 대학과 서울지역 1개 대학 등 33개 대학 총장은 이날 오후 '의과대학 정상화를 위한 총장협의회'를 꾸리고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어 의대생 복귀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 회장을 맡은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2025학년도의 경우 학칙이 개정되고 사실상 정원 문제는 끝났는데, 2026·2027학년도에도 계속 문제가 발생할 것 같은 상황"이라며 "의대 운영대학 학장이나 교수 협의체는 있지만 총장 협의체는 없기 때문에 의대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회는 의대생 복귀를 도울 체계적인 대책의 경우 교육부·복지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현실적으로 유급 또는 휴학이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린 점을 고려해 교육 정상화를 위한 인원·시설·장비 등 교육환경 개선 지원을 정부에 집중적으로 요청하기로 했다.

아울러 7일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면담을 추진하고,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성명도 발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의 민사소송에 협의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일부 의대에서 학생들의 동맹휴학을 승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협의회에서는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가 일각에서는 의대생들이 제출한 동맹휴학계를 모두 승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규모로 휴학을 승인할 경우 2025학년도에는 기존보다 1.5배 늘어난 신입생에 더해 복학생들까지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하고, 이들이 10년 가까이 함께 교육과 수련을 받아야 하므로 '교육 파행'을 넘어 '교육 불가' 상황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휴학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유급 등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최대한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급될 경우 휴학과 달리 등록금을 환불받을 수 없고, 기존에 유급한 이력이 있는 학생은 학칙에 따라 퇴교 등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법정 다툼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공의 사직 사태를 일단락시키기 위해 '출구전략'을 가동하는 만큼 의대생을 대상으로도 휴학 승인 시나리오를 재검토할 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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