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4~7일 집단휴진 찬반투표 실시 전망
"전공의·의대생 투쟁 동참 찬성율 높을 듯"
"실제 참여율은 방식·기간 등 변수로 작용"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향후 대정부 투쟁 방향을 정하고자 회원들 대상 총파업 투표에 나선다. 의협은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제42대 시도의사회장 긴급 회의를 갖고 총파업 관련 투표 실시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의협 산하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단이 참석했다. 의협은 온라인 투표로 회원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전국 대표자 회의 등을 열고 세부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2024.06.03. jhop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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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1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이번주 의사 총파업(집단휴진) 찬반을 묻는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동네 병·의원 의사(개원의)의 참여율은 미지수다. 총파업 방식과 기간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집행부와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이 모인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집단 휴진에 대한 전 회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투표는 이르면 4~7일 온라인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의료계 내부에선 의대 증원, 의협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간 내년도 의원급(동네 병의원) 수가(의료서비스 가격) 협상 결렬 등으로 강경 대응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찬성률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전국 시도의사회장 긴급회의에 참석했던 한 시도의사회 A 관계자는 "후배인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100일 넘게 힘들게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선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는 당위성 내지 여론을 보면 아마 찬성표가 훨씬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지난달 30일 정부의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을 규탄하기 위해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전주 등 전국 6개 권역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농단, 교육 농단, 암 환자 고려장, 어르신 의료 고려장을 막기 위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면서 "교수님들께서도 기꺼이 동의해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원의, 봉직의 선생님들까지 본격적으로 이 큰 싸움에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찬성률이 높게 나온다 하더라도 실제 파업 참여율로 이어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동네 병·의원이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42대 긴급 시도의사회장 회의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공동취재) 2024.06.02.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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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해 총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동네 병의원의 집단 휴진 참여율은 10~20% 정도였다. 개원의는 사실상 자영업자여서 장기 휴진으로 이어지면 경영난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행정처분으로 면허라도 정지되면 직원 월급과 임대료 등을 해결하기 어려워져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총파업 방식이나 기간 등도 참여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의협은 총파업 찬반 투표 이후 오는 9일께 전국 대표자 회의를 열고 총파업 시기·방식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도의사회 A 관계자는 "총파업 찬성률이 높게 나오는 것과 실질적으로 파업에 얼마나 참여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면서 "과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하면 참여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파업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참여율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인 만큼 의협을 중심으로 투쟁해 나가는 데 별다른 이의가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개원의가 외국에 비해 장시간 근무하는 것을 고려해 주 40시간이나 토요일 휴무로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전국 집회로 하루 정도 휴진하는 정도가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총파업 신중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역의 B 시도의사회장은 "내년도 의대 정원이 이미 확정된 상황"이라면서 "현 시점에서의 파업은 국민 여론이 악화하거나 정부에 강경 대응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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