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6일 방한 중인 캄보디아 총리 부인 핏 찬모니 여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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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 화장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첫 접견 과정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최 목사가 접견 이후 작성한 메모도 확보했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지난달 31일 최 목사를 불러 2022년 6월20일 김 여사와의 첫 접견 때 상황을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명품가방 전달 3개월 전인 이날, 최 목사는 샤넬 화장품과 향수 등 180만원어치 선물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명품 가방 전달 때와 달리 녹음파일이나 동영상 등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최 목사가 방송을 목적으로 서울의소리 쪽에 전달한 6쪽짜리 문서가 존재하는데, 검찰은 이 문서를 바탕으로 최 목사에게 김 여사 접견 이유와 대화 내용 등을 물어봤다고 한다. 검찰이 최 목사와 김 여사의 만남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는 검찰이 확보한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의 ‘대담 요약건’(2022년6월20일 접견시 대화 메모를 중심으로)’이라는 제목의 A4 6장짜리 문서를 입수했다. 이 문서에는 김 여사와의 만남 일시와 장소, 동석자, 만남 목적, 접견 절차, 주요 대화 내용 등이 기록돼 있다. 동석자로는 유아무개씨와 정아무개씨 이름이 적혀있었다. 둘은 코바나콘텐츠 출신 대통령실 직원들로 2022년 6월13일 김 여사가 봉하마을에 방문했을 때 ‘사적 수행·채용’ 논란이 일었던 인물들이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가 5월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2차 출석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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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목사는 문서에서 김 여사에게 건네진 화장품 선물이 그 자리에서 뜯어졌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화장품 선물을 영부인 김건희에게 전달하자 김건희는 자신의 등 뒤에 있는 업무 책상에서 근무 중이던 정○○ 비서를 불러 선물 포장지를 뜯도록 지시”하였다며 “김 여사가 직접 물건을 만지며 확인하더니 ‘그냥 오시지 뭘 이런 걸 사 오셨어요? 한국이나 동양 여성들은 샤넬을 잘 안 찾는데 목사님이 이걸 어떻게 아시고 고르셨어요?’라고 질문”했다고 적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디올 가방의 경우 대통령기록물로 보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샤넬 화장품은 포장지를 뜯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날 최 목사는 당시 김 여사와 제2부속실 설치, 남북통일, 북한 인권문제, 조국·유시민·탁현민 등의 인물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문서에 적었다. 최 목사는 김 여사가 제2부속실과 관련해 “‘저희는 부속실이 그렇게 필요가 없다. 오히려 복잡하기만 하다”라고 답변했다고 적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법무부장관 시절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문재인 대통령은 아주 우유부단하다.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에게 확 잡혀서 장관 사임을 못 시켜 그런 (검찰 수사 등) 사태가 왔던거다”며 “조 장관도 제거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사이 윤 총장은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한 것 뿐이다. (윤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충성만 하고 방패막이 역할만 했다”는 발언 내용도 담겼다. 다만 실제 김 여사가 이런 말을 한 녹음 등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문서에서 최목사는 접견 목적에 대해 “취임 한 달을 맞이한 윤석열 정부의 일반 국정을 비롯해 대북 정책을 조언하려는 차원에서의 접견”이라며 “이날 선물은 전달자인 최 목사와 김건희의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선물이지, 뇌물이나 청탁의 용도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적기도 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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