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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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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공천? 문제없었나”…한국정치학회, 총선 평가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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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회 직원이 지난달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종합지원실 현판식에서 제22대 국회의원들이 착용할 300개의 국회의원 뱃지를 공개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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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과정에서 거대 양당이 강조한 시스템 공천이 선거와 민주주의의 흠결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윤왕희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교수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양극화의 심화인가, 기울어진 운동장인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평가’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거대 양당의 시스템 공천은 어떻게 작동했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정치권에서 이야기하는 시스템 공천은 중앙집권적 공천의 세련된 표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명성 약화 등 다양한 문제점이 공천 체계 곳곳에 산재해있다”라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무분별한 지역구 재배치를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선 공천관리위원회가 재량권을 과도하게 활용한 점을 지적했다. 윤 교수는“양당은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게 되는 민주주의의 위험성 등을 성찰하지 않고 여론조사 등 숫자에만 의존해 공천했다”며 “앞으로는 공천 시스템 자체가 충분히 잘 설계돼 있는지부터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4·10 총선 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한 송경재 상지대 교수는 토론에서 “공천 과정에 당원과 일반 국민이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시스템 공천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한 학계 논의는 향후에도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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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반대 속에 가결됐다. [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 속에 공직 선거법 일부 개정안을 가결하고 있다. 2019.12.27.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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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표 영남대 교수는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도의 작동원리와 문제점’을 주제로 강연하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제도 수립 당시에도 시간에 쫓기듯 만들어 결함이 많다”며 “위헌적 요소들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현행 제도는 지수를 산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여러 문제점이 많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미나 후반부 ‘한국 보수는 이제 소수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축출할 당시부터 보수정당의 기세가 기울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해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총선 과정을 평가하기 위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주철현 민주당 의원이 한국정치학회와 공동 주최했다. 성 의원은 서면 축사에서 “지난 총선 과정을 분석하는 것은 특정 당의 승패와는 별개로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향후 정치 개혁을 시도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 의원도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균열과 양극화 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하다”라고 했다.

한국정치학회장을 맡은 조화순 연세대 교수는 개회사에서 “22대 국회를 앞두고 희망이라든지 비전을 가지고 국회를 바라보기보단 ‘정치가 3류여도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는 등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는 것 같다”며 “지역이나 이념을 넘어선 정치혁신세력이 되어 달라고 22대 국회의원에게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글로벌적 관점의 필요성 ▶양극화 해소 ▶정당 제도 개혁 등을 거론하며 “국회의 미래 아젠다를 개혁하고 개선하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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