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거리에 붙은 대출 광고물.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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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경기부진에 채무자들의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은행권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이 6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31일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현황을 보면, 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50%로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신액 대비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을 뜻하는 부실채권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막바지에 이르던 2022년 3분기(0.38%) 이후 6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어려움을 겪던 서민·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이 이어지다가 금리정책이 긴축 기조로 전환되면서 이들의 상환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 부실채권 비율을 보면, 개인사업자와 가계 신용대출 등의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체 기업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0.61%로 전 분기보다 0.02%포인트 상승했지만, 대기업 대상 여신의 부실율은 0.48%로 전 분기보다 오히려 0.2%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비해 중소법인은 0.85%에서 0.89%(0.04%포인트↑)로, 개인사업자는 0.34%에서 0.41%(0.07%포인트↑)로 증가했다.
가계여신에서도 상대적으로 담보가치가 높고 신용도가 높은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전 분기 말 0.16%에서 1분기 0.18%로 0.02%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신용대출 등은 0.47%에서 0.53%로 0.06%포인트 뛰어올랐다. 급전을 융통하는데 주로 활용하는 신용카드 대출의 부실채권 비율도 1.36%에서 1.61%로 치솟았다. 자영업자·서민층 등 한계차주들의 상환능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금감원은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2019년말 0.77%) 대비 낮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203.1%에 달하는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과거(2019년말 112.1%)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고금리, 고물가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상존한 만큼 은행권에 채무조정 활성화, 부실채권 상·매각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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