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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아이돌 콘서트 돼버린 대학축제… '10배 웃돈' 암표까지 등장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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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대학가
입장권 받으려 새벽부터 긴 줄
운영 차질 근거로 입장 제한 결정
현장서 발길 돌린 외부인 '상당'


파이낸셜뉴스

서울 중구 동국대 축제가 열린 30일 캠퍼스 내 백년비 앞에 재학생들이 축제 입장티켓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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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보려고 친구와 연차 내고 왔는데..."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대운동장 맞은편 백년비 앞 공터. 동국대 축제를 보기 위해 경기 김포에서 온 이모씨(26)는 현장에 와서야 외부인 입장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외부인은 1만원에 판매하는 '입장 팔찌'를 구매하면 들어갈 수 있다고 확인하고 왔는데 계획을 변경해야 할 것 같다"며 학교를 떠났다.

올봄에도 대학 컴퍼스의 축제 열기는 뜨겁다. 과거와의 차이가 있다면 대학 축제가 케이팝(K-POP) 콘서트장이 탈바꿈했다는 점이다. 유명 가수와 아이돌 그룹이 출연하는 공연이 대학 축제의 메인 행사가 됐다. 때문에 10배가 넘는 가격의 암표까지 등장하고 있다. 표를 구하기 위한 경쟁에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등 대학축제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 몰려드는 사람, 안전사고 우려

이날 오전부터 동국대 대운동장은 재학생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은 팬들과 외부인까지 몰려 무척 혼란스러웠다. 공연에 출연하는 뉴진스와 싸이의 경우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보니 새벽부터 표를 구하기 위해 긴 줄이 생겼다.

다만 이날 외부인들 대부분은 허탈한 마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동국대 축제 첫날인 지난 29일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가 몰리며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이날 외부인 입장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공지가 이날 새벽 3시에 올라오면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재학생 입장줄 맨 앞에 있던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 1학년 서모씨(20)는 "오전 6시가 안 돼서 줄을 섰다. 이미 외부인 10명 가까이 모여 있었고 외국인들도 계속 왔다갔다했다"고 전했다.

같이 줄을 선 광고홍보학과 최모씨(19)는 "기획단이 새벽부터 나와 안내를 했다"면서도 "왔다가 돌아가신 분이 많은데 새벽 통보는 너무 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인하대 국제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카미씨(18·카자흐스탄)는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 바깥에서라도 뉴진스 노래를 듣고 갈지 돌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관련해 공연 기획단에서는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했다.

기획단장 A씨는 "지난 29일 출연한 가수 잔나비, 데이식스가 이미 여러 대학을 돌았고 동국대가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예상 인원을 2만명 정도로 잡았었다"며 "집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다. 경사가 심한 캠퍼스 특성상 안전 문제를 우려해 외부인 줄을 먼저 입장시키라는 학교 측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9일 행서에서는 오전 11시 전부터 정문으로 향하는 도로에 만든 외부인 줄이 서울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까지 800m 가까이 늘어섰다고 한다. 특히 정문까지 200m가량 급경사 구간에서 안전사고가 우려됐다고 한다. 이에 외부인 입장은 조기에 마감이 됐다. 반대편에서 대기줄을 섰던 재학생은 입장이 밀리며 상당수가 입장하지 못해 정작 대운동장은 텅텅 비자 논란이 일었다. 경찰차 6대가 출동했지만 혼란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 10배 넘는 가격 암표 거래

콘서트가 주가 된 최근 대학축제의 최대 고민은 암표다. 10배가 넘는 가격의 암표가 공공연하게 등장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대학 축제로 가장 유명한 연세대 아카라카, 고려대 입실렌티의 경우 암표로 유명세를 얻을 정도다.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지난 25일 열린 입실렌티 티켓을 10만원대에 판매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 29일 성균관대 축제와 관련해서는 재학생 학생증을 양도한다는 글이 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A씨는 "일부 학교에서는 외부인들이 텐트를 설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들었다"며 "동국대는 상대적으로 축제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섭외하면서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책임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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