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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9 (수)

이정근 “송영길에 100만원, 200만원 빼놓지 않고 보고” 법정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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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 “책에 어떤 메모 썼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희망 가지고 견뎌내라는 취지로 생각”

세계일보

(왼쪽부터)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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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캠프에서 부외자금을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직접 보고받는 등 민주당 돈봉투 의혹 전반을 알고 있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씨는 송 대표가 '훗날을 기약하자'는 회유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위증을 교사했다는 주장도 새롭게 내놓으면서 추가 수사 착수 가능성도 생겼다.

그는 "전달했을 때 반응을 굉장히 궁금해하기 때문에, 100만 원이나 200만 원도 빼놓지 않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대표의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송영길 캠프 조직본부장이었던 이씨는 2021년 3월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각각 1천100만원과 200만원을 자신에게 부외자금으로 전달했고, 이는 송 대표에게 보고됐다고 했다.

이 의원이 제공한 돈 중 1000만원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함께 지역본부장들에게 교통비 명목으로 나눠준 사실도 송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이(보고)는 모든 선거캠프의 불문율로, 기여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으로 중간에 배달사고를 내거나 보고를 안 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며 "저를 스쳐서 오는 돈에 대해서는 한 푼도 빠짐없이 보고했고 필수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2021년 4월 27∼28일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씩 들어있는 돈봉투 20개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살포한 사실도 송 대표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28일 저녁 캠프 사무실에서 송 대표와 윤 의원이 만난 자리에 함께 있었다던 이씨는 소분된 돈봉투가 든 갈색 종이봉투가 테이블 위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당시 송 대표가 윤 의원에게 '반응이 어떠냐'라고 물은 점에 대해 "돈봉투를 받은 의원들의 반응을 묻는 의미였냐"고 질의하자 이씨는 "후보로서 궁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그런 의도가 포함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씨는 당시 윤 의원이 갈색 봉투를 가리키며 '빨리 가야지 이것도 돌려야 하니까'라고 말했다며 "그게 무엇인지, 누구에게 돌릴 것인지 질문하지 않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상황으로, 과거 보좌관 돈 사고 트라우마가 있는 송 대표에게 의논도 없이 자의적으로 (윤 의원이 돈봉투를) 집행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은 통로라고 지목한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에 대해 "당대표 당선 후 당직 인선과 관련한 데이터를 먹사연에서 종합했다"며 "그렇게 추린 명단이 300명이었다"고 증언했다.

앞서 다른 돈봉투 관련 재판에도 증인으로 나온 이씨는 송 대표와 관련한 검찰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지만, 이날은 검찰 수사 때보다 더 많은 송 대표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했다.

이씨는 이같은 심경 변화가 송 대표의 회유나 압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22년 9월 30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이씨는 지난해 말 작고한 남편이 자신의 구명을 위해 사실관계를 잘 알고 있는 송 대표를 만나려고 했지만 만남을 거절당하는 등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남편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야 송 대표를 만날 수 있었는데, 당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송 대표는 책에 '나를 믿고 훗날을 함께 도모하자'는 메모를 써서 자신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회유로 규정한 이씨는 "진실을 말해달라고 애원하던 남편은 결국 그 이야기를 못 듣고 세상을 떠났다"며 "검찰에서 말하지 않았던 것도 오늘은 있는 그대로, 감추지도 덧붙이지도 않고 말한다"고 오열했다.

이씨는 이달 초에도 소나무당 공천을 받기도 한 자신의 민사 소송 담당 변호사가 송 대표의 서신을 들고 구치소에 찾아와 검찰의 예상 증인 신문 질문,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 수사 상황 등을 확인하고 갔다며 "저로서는 압박과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대표는 "저는 책에 어떤 메모를 썼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희망을 가지고 견뎌내라는 취지로 생각된다"며 "너무 초췌한 모습인데 남편 일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위증 교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검찰이 수사하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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