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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목)

“거짓말 믿고 트럼프 감옥보내나” vs “성추문 입막음해 대통령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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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 최종 변론

배심원단 이르면 며칠안에 평결… 34개 혐의중 몇개만 유죄 가능성도

지지자 6% “유죄땐 철회 고려”… 대선 경합주 선거 흔들 변수 될듯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변호인이 28일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의 최종 변론을 앞두고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시작된 이 재판은 29일부터 배심원단 심리에 돌입한다. 뉴욕=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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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고의 거짓말쟁이 말만 믿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면 안 된다.”(트럼프 측 변호사 토드 블랜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의 철저한 음모 덕에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됐다.”(조슈아 스타인글라스 뉴욕 맨해튼지검 검사)

28일 뉴욕 맨해튼지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 향방을 결정지을 검찰과 변호인단의 불꽃 튀는 최종 변론이 펼쳐졌다. 문서 위조 등 모두 34개 중범죄 혐의에 대해 평결을 내릴 배심원 12명 앞에서, 양측은 서로가 “미 유권자들을 속이고 있다(hoodwink)”며 이번 재판의 정치적 무게를 강조했다.

이번 재판은 이르면 며칠 내로 평결이 내려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루된 각종 민형사 재판들 중에 유일하게 11월 대선 이전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법정 바깥에선 유명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트럼프 일가가 대선 유세를 방불케 하는 맹공을 주고받기도 했다.

● 이르면 다음 주초 평결 나와

지난달 15일 시작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은 29일부터 배심원 심리에 들어가며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양측 최종 변론을 청취한 배심원단은 이날 판사로부터 법리적 설명을 듣고 심리에 들어갔다.

이날 최종 변론에서 스타인글라스 검사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은밀한 수법(covert arm)으로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것”이라며 “2016년 미 유권자들은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심각한 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블랜치 변호사는 한때 ‘트럼프의 해결사’로 불린 마이클 코언의 ‘거짓 증언’에 현혹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블랜치는 “해당 의혹이 선거에 영향을 끼쳤는지는 법정에서 판단할 게 아니다”라며 “거짓말 MVP인 코언의 말을 짜맞춰 검찰이 사건을 조작했다”라고 반격했다.

평결이 언제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루 만에 끝날 수도, 몇 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배심원단이 생업에 복귀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며칠 안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지 못하면, 판사는 ‘재판 무효(mistrial)’를 선언하고 원점에서 다시 재판을 시작해야 한다.

배심원단이 일부 혐의만 유죄로 평결할 가능성도 있다. AP통신은 “1개의 혐의라도 인정되면, 미 역사상 최초로 유죄 판결을 받은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된다”고 전했다.

● “민주주의 붕괴” vs “마녀사냥”

동아일보

28일 법정 밖에서는 반(反)트럼프 성향으로 유명한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트럼프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외쳤다. 뉴욕=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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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 평결이 나더라도 형량이 즉시 결정되는 건 아니다. 판사가 선고 공판을 열어 형량을 결정해야 한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 현지 매체들은 전과가 없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징역형을 선고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아도 지지율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2일 발표된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의 6%만 “유죄 판결 시 지지 철회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6%가 경합주에선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대다수 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격차가 5%포인트 이내다. 중도층 등에게 미칠 영향까지 감안하면, 재판 결과는 예상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이날 법원 밖은 마치 대선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배우 드니로는 현장을 찾아 “트럼프가 당선되면 링컨 대통령이 세운 민주주의가 무너질 것”이라며 “트럼프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와 에릭, 딸 티퍼니, 며느리 라라 등도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드니로가 작품이 뜸하다 보니 주목을 끌고 싶은 것”이라며 “아버지에 대한 재판은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현장에는 부인 멜라니아와 장녀 이방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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