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금융당국은 연일 금투세 폐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개인 주식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22대 국회 개원일인 30일 촛불집회를 여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세는 시행일까지 7개월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도입이 추진돼 '금융세제 개편방안'에 금투세 도입을 포함, 그해 12월 정기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다만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2025년 1월로 연기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양도 수익이 연 5000만원을 넘어설 경우 초과 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해외주식, 채권 등 기타 상품은 250만원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금투세 개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은 민주당의 입장 변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종부세다. 고민정 최고위원과 박찬대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내에 등이 종부세 재설계를 주장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 지난달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한강 벨트' 9개 지역구 중 마포갑, 동작을, 용산 패배가 언급되고 있는데 중도 확장을 위한 고민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400만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가를 금투세도 이와 다르지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시행을 불과 1개월 앞둔 2022년 말에 여야가 금투세 유예를 극적 합의한 이유다.
실제 민주당에서 금투세 관련 변화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던 그동안의 주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금융투자자에게는 세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이 있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금투세 폐지를 요구하는 시민들도 있다"면서 "신중히 검토해서 조세 정의와 국민이 원하는 것이 뭔지 잘 파악해서 신중히 대응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금융당국 등은 연일 금투세 폐지를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2024.05.09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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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하고, 1400만 개인 투자자에게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금투세 폐지를)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의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금투세를 제정한) 2019년 말만 해도 우리 자본시장이 이렇게 커지고, (투자자들이) 가상 자산, 채권, 국내외 주식 등에 다양하게 투자할지 몰랐다"며 "당시 2030세대 투자자가 140만명밖에 안됐는데, 지금은 4배에 가까운 600만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없이 과거 기준대로 시행을 강행할 경우 1400만 개인투자자의 우려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투연은 22대 국회 개원일인 3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1400만 개인투자자들이 거세게 반대하는 금투세를 강행하기 어렵지 않겠냐"며 "유예 또는 개편 논의를 시작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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