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현지 주민들의 보고를 인용해, 이스라엘 탱크부대가 라파 서부 지역을 시작으로 라파 중심부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은 이스라엘 탱크부대가 라파 중심부의 랜드마크인 알 아우다 모스크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스라엘 공영 칸(KAN) 라디오에 따르면 지난 하루 동안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총 4개 탱크 여단이 작전을 펼쳤다. 이어 라파 중심부를 포함한 새로운 지역으로도 지상 작전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카타르 방송인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이스라엘·이집트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을 장악해 라파를 포위하려 한다고 전했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 약 14㎞ 지역으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구역이다. 하마스는 이날 밤 내내 이어진 공격으로 최소 16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추후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이날 공습 이전엔 이스라엘 탱크부대는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넘어가는 라파 지역의 가장자리 주변에서 작전을 펼치는 데 그쳤다. 동부 일부 지역에도 진입했지만 아직 도시 중심부로 완전히 진입한 적은 없었다.
지난 27일 이스라엘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탈 알술탄 지역은 여전히 포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은 "탈 알술탄의 모든 곳에 탱크 포탄이 떨어지고 있다. 많은 가족이 밤새 포격을 피해 라파 서부의 집을 떠났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4일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공격 중단 명령에도 불구하고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명령이 내려진 지 이틀 뒤인 27일 탈 알술탄 지역을 포격한 데 이어 이날에도 대규모 민간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스라엘은 라파에 숨어 있는 하마스 근거지를 뿌리 뽑고 이 지역에 억류돼 있는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작전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탈 알술탄 지역에 수십 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비극적 실수'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지난 6일 라파 동부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공습을 가한 이후 주요 도로와 국경검문소를 장악하면서 하마스를 옥죄고 있다. 특히 국내외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상전을 강행하면서 이날 본격적인 시가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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