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7번 하락 6번, 변동성 높아
저성장·고금리 등 복합적 이유로
최근 들어 등락 사이클 더 짧아져
"넘치는 정보 시장에 실시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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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아파트 상승과 하락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대세 상승'과 '대세 하락' 대신 수개월 단위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금리 변동성, 쪼그라든 거래량, 소득 대비 비싼 주택가격, 정보량 홍수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28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지수를 토대로 지난 2006년부터 올 3월까지 상승·하락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기간 상승은 7번, 하락은 6번 등 총 13차례 가격이 오르고 내렸다. 가장 최근인 2023년의 경우 서울 아파트 실거래지수는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간 상승한다. 이후 같은 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하락했다. 올 1월부터 반등해 3월까지 상승국면을 유지중이다.
과거 패턴을 보면 사이클이 짧아진 것이 특징이다. 가장 상승기간이 길었던 때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70개월이다. 상승기간 중 1~2개월 잠시 하락한 적은 있으나 우상향 곡선을 이어갔다. 당시 실거래 매매 상승률을 보면 2013년 3.13%, 2014년 4.17%, 2015년 9.02%, 2016년 8.09%, 2017년 10.65%, 2018년 18.01% 등 단계적으로 오름폭이 커졌다.
2006년 1월부터 2008년 6월도 상승기간이 30개월로 길었다. '버블세븐' 신조어가 탄생했던 때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지수는 43% 가량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31개월간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규제정책에 따른 공급우려가 겹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2019년 10.61%, 2020년 22.73%, 2021년 13.24% 폭등한다. 당시 유행했던 신조어가 '벼락거지'다.
예전에는 하락기간도 길었다. 가장 길었던 때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2개월이다. 당시 금융위기 후유증에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촉발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이 컸다. 반값 아파트값 속출하면서 '하우스푸어'가 이슈가 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2021년에만 7.23% 하락했다.
현 정부 들어 집값 급등 후유증에다 금리 상승 등으로 14개월간 집값이 하락한 때도 있었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14개월이 그 기간이다. 2022년 한해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무려 22.10% 폭락했다. 또 2009년 10월부터 2010년 8월까지 11개월간 하락하기도 했다.
등락 패턴이 짧아진 이유에 대해 박원갑 KB국민은행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통화량도 늘지 않고,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득 대비 높은 주택가격이 원인인 것 같다"며 "소소한 변화에도 시장이 바로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시간으로 부동산 정보가 쏟아지면서 의사 결정이 빨리 이뤄지는 것도 한 몫하는 것으로 봤다. 금리 변동성·전세가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금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세지면서 미미한 변동에도 수요가 줄었다 늘었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침체에도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매매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지점장은 "올라도 내려도 대세상승과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게 요즘 주택시장"이라며 "방향성이 실종되면서 집값이 올라도 조만간 떨어질 수 있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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