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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총선 끝나니 느슨해진 물가 옥죄기…업계 줄인상 속 유류세 환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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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생필품 줄인상 예고…서민 물가 부담 심화

아주경제

2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간장 진열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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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지난달 총선 전까지 물가 옥죄기에 주력해 온 정부의 고삐가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까지 종료되면 정부 물가 정책이 '표심용'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6월부터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 중인 초콜릿 제품 17종 가격을 최대 16.7% 인상한다.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 시세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수출 확대로 국내 공급량이 줄어든 김 가격도 오른다. 동원F&B는 동원 참기름김(4g 16봉) 가격을 8%, 대천김 구이김밥용김(22g 3봉) 가격은 25% 인상키로 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샘표 양조간장 30종 가격도 다음 달 중순께 평균 9.0% 인상이 예고된 상태고 롯데칠성음료는 탄산음료 등 가격을 올리기 위해 대형마트와 협상 중이다.

정부는 올 들어 수차례 제조·유통업체와 간담회를 열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총선 이후 업체별로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서민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다음 달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여부는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2011년 11월 한시 도입된 유류세 인하 조치는 9차례 연장되며 3년 가까이 지속됐다. 세율 환원 시 서민들의 유류비 지출이 크게 늘 수밖에 없다.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면 공공요금도 따라 오를 공산이 크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전의 노력만으로 누적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더 이상 특단의 대책은 남아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3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앞두고 요금 인상을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도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만 하루 47억원에 달하는 등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사실상 요금 인상을 촉구했다.

3분기는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로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지는 시기라 요금 인상은 민생고로 직결된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물가를 묶었지만 행정력으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며 "공급 측면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물가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박기락 기자 kiroc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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