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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고금리 최대 희생자는 45세미만 서민…“빚내 전셋집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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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전세보증금 실질가치 떨어지고
이자부담 늘며 전세거주 청년 부담 커져
물가급등에 2년간 소비증가율 5%P 하락


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고물가와 고금리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계층이 빚을 내 전세를 구한 45세 미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물가 상승으로 전세보증금의 실질가치가 떨어진 점, 높은 금리로 이자 비용이 늘어난 점이 이 집단의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고물가는 2년동안 소비 증가율을 5%포인트가량 떨어뜨렸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고물가와 소비:가계 소비 바스켓·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 영향’ 보고서에서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물가 누적 환산 상승률이 12.8%, 연간 기준으로는 3.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환산 상승률 1.4%였던 2010년대의 두 배가 넘는 숫자다.

물가 상승에 따라 금리도 올랐다. 물가와 금리가 오른 데 따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집단은 대출을 내서 구한 전셋집에 사는 45세 미만 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간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이뤄졌다”면서 “전세보증금 자산과 변동금리부 금융부채를 동시에 보유한 가계는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고물가가 소비를 크게 위축시켰다는 내용도 담았다. 연구진은 2021년부터 가파르게 오른 물가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봤다. 그 결과 2021∼2022년 실질 구매력 축소는 소비 증가율을 약 4%포인트 낮춘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자산의 실질 가치 훼손은 소비 증가율을 1%포인트가량 내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기간 누적 기준 소비 증가율은 9.4%였다. 물가가 치솟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소비는 15% 가까이(9.4%+5%포인트) 늘어날 수도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민간 소비는 올해 들어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2015∼2019년 추세를 크게 밑돌고 있다. 재화와 서비스를 나눠보면 재화 쪽의 물가 상승·소비 부진 현상이 더 뚜렷했다. 재화는 서비스보다 글로벌 공급 차질과 이상 기후 등 공급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과 금융자산의 실질 가치가 함께 떨어지면서 민간 소비가 위축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물가 상승을 체감하는 정도는 고령층과 저소득층에서 특히 높았다. 2020∼2023년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실효 물가 상승률은 각각 16%, 15.5%로 집계됐다. 청·장년층(14.3%)과 고소득층(14.2%)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식료품 등 필수재의 소비 비중이 고령층과 저소득층에서 컸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고령층의 경우 대체로 부채보다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만큼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경로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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