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시기 등 불규칙성 심화, 방역 어려워져…축산물 수급 불안 우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경남 창녕군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충남 아산 가금농장 발생 이후 100여일 만이다. 방역 당국은 당일 AI 발생 농장의 오리 2만2000마리와 발생지 500여m 이내 토종닭 농장의 닭 4000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인근 오리 사육 농가 48곳에 대해 AI 정밀 검사 중이다.
고병원성 AI는 겨울에서 초봄까지 유행하고 가금류 간에 전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발생 시기와 전파 대상을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17일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감소했다고 보고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관심’ 단계로 하향 조정하며 방역 관리를 평시 체계로 전환한 바 있다.
소와 돼지뿐 아니라 사람 등에게 전파되는 경우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콜롬비아에서 젖소가 고병원성 AI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2일엔 호주에서 2세 아이가 고병원성 AI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8월 서울의 동물보호소 두 곳에서 각각 고양이 여러 마리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폐사했다.
앞서 지난 21일엔 강원 철원군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했다. 지난 1월 경기 파주 사례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ASF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 데다 백신이 없다. 특히 야생 멧돼지의 ASF 발병 범위가 경기, 강원, 경북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돈농가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고병원성 AI와 ASF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고병원성 AI, 구제역, ASF, 럼피스킨병 등 1종 가축전염병 4가지가 모두 발생한 바 있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고병원성 AI는 최근 몇년간 발생 시기와 전파 대상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규칙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당장은 수급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고병원성 AI와 ASF 발생이 일부 지역에 그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축산물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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