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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주운 카드로 '300원 사탕' 결제한 고교생들… 찬사 쏟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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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분실 후 받은 결제 문자 덕
편의점서 잃어버린 카드 되찾아
고교생들, 사탕 값 300원 남겨
누리꾼 "양심과 기지에 감탄해"
한국일보

19일 분실된 신용카드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편의점에서 사탕을 결제하고 그 값까지 두고 간 선량한 고등학생들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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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된 신용카드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편의점에서 사탕을 결제하고 그 값을 두고 간 학생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기지를 발휘해 선행을 베푼 학생들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JIBS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9시 21분쯤 60대 남성 한모씨는 '카드 승인, 300원 일시불, OO 편의점'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한씨는 결제대금 수수료가 빠져나간 줄로만 알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씨는 다음 날에야 주머니에 있어야 할 신용카드가 없어진 걸 깨닫고 카드 분실신고를 했다. 얼마 뒤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 은행 측은 한씨에게 "마지막 결제 장소가 특정 편의점이고, 300원 소액"이라며 "혹시 신용카드가 여기에 있는 거 아니냐"고 연락을 했다.

결제된 편의점을 찾아간 한씨는 잃어버린 카드를 찾았다. 카드는 비닐 지퍼백 안에 동전 300원과 함께 보관돼 있었다. 한씨는 누군가 자신에게 카드 위치를 알려주려고 일부러 사탕을 구매했을 거라 추측했다. 한씨는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편의점 측에 내부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청했다.

CCTV 영상에는 여자 고등학생 두 명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편의점에 들어선 학생들은 300원짜리 막대 사탕을 집어 들고는 한씨 카드로 결제했다. 이어 학생들은 한씨의 카드와 동전 300원을 편의점 근무자에 건네며 "신용카드 주인이 찾아오면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당시 편의점에서 근무한 A씨는 "(고교생들이) 결제 문자가 주인에게 가면 이 편의점이라는 걸 알고 찾으러 올 것이라고 해 결제를 한 것"이라며 "편의점에서 근무하면서 이런 방법은 생각지 못했는데 착하고 양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씨는 "다른 사람의 카드를 사용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누군지 연락이 닿는다면 꼭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학생들을 향해 찬사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학생들의 양심에 한 번, 기발한 생각에 또 한 번 감탄했다" "귀찮은 일에 휘말릴까 봐 분실물을 봐도 그냥 지나치는 게 대부분인데 대견하다" "착한데 현명하기까지 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선의였더라도 소액 결제가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 분실·도난 카드를 판매하거나 사용하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비슷한 상황인데도 카드 주인이 '내 동의도 없이 결제했다'며 걸고넘어지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혹시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릴 수 있으니 경찰서에 맡기는 게 제일 안전한 방법" 등 주의를 당부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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