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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운전 늘었네"…안양시내 달리는 KT '자율주행버스'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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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안양시와 자율주행버스 '주야로' 시범 운행
자율주행 역량 강화…시민 10명 중 8명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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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안양시의 자율주행버스 '주야로'가 27일 차고지인 스마트도시통합센터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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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안양=이성락 기자] 27일 오전 경기 안양시 동안구청에서 버스 한 대가 출발했다. 시민들이 이용하는 일반 버스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이 버스는 정류장 한곳을 지나친 뒤 이내 진가를 발휘했다. 버스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우회전을 시도했다. KT와 안양시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버스 '주야로'가 '자율운행'을 시작했다.

KT와 안양시는 지난달부터 18인승 자율주행버스 '주야로'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시민들은 동안구청부터 비산체육공원을 왕복(6.8km)하는 주간 노선(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총 7회)과 인덕원에서 출발해 안양역에서 회차 후 법원검찰청, 평촌역으로 돌아오는(14.4km) 야간 노선(자정부터 오전 2시까지 총 2회) '주야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주야로'의 외관은 일반 시내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운전자의 손이 바쁘지 않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내부 풍경도 마찬가지로 일반 버스와 유사했다. 그렇다고 운전석을 비워놓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운전자 개입이 없어도 괜찮을까?'라고 의문이 들 때쯤 운전자의 손이 어디론가 향했다. 다음 정류장에 도착해 문을 열기 위함이었다. KT는 다소 급하게 타고 내리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문 개폐 방식을 수동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날 자율주행버스 체험은 차고지인 스마트도시통합센터부터 종합운동장정문까지 약 15분 동안 이뤄졌다. 그동안 '주야로'는 변수가 많은 도로 상황에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운행됐고, 때때로 거친 성향의 운전자가 모는 차량보다 더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줬다. 장애물을 감지하며 가다 서기를 반복할 때 출렁거림이 심했던 사업 초기 자율주행차량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였다. '주야로'는 자율주행차용 라이다 센서 4개와 레이다 센서 1개, 카메라 센서 5개를 장착해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운전자가 조건부로 개입하는 '자율주행 레벨 3'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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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로' 운전자는 출발, 주차, 문 개폐 외에는 차량 운행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이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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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자 대부분 '주야로'의 운행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블라인드 테스트할 경우 일반 버스와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KT는 앞서 '주야로'를 체험한 탑승자 10명 중 8명이 만족감을 나타냈다는 안양시의 자체 조사(414명 대상)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 신뢰도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이 87.4%에 달했고, 안전성에 대해서도 91.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율주행버스를 다시 이용하겠다'는 응답도 85.5%로 집계됐다.

KT는 자율주행 역량을 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오랜 기간 여러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안양시를 비롯해 14개 지자체와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유일하게 시내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안양 '주야로'는 협력의 결정판인 셈이다. KT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나, 판교 버스는 '주야로'와 달리 변수가 적은 버스전용차선에서만 달리고 있다.

KT가 보유한 대표적인 자율주행 역량은 크게 디지털도로, 인공지능(AI)플랫폼, 자율주행제어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디지털도로는 자율협력주행 관제를 위해 도로인프라 차량센싱을 통한 디지털전환과 초정밀측위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이다. 대표적으로 RTK(Real Time Kinematic) 초정밀측위와 로드센스(AI교통영상분석)가 있다. RTK-GPS는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GPS 오차를 보정할 수 있는 보정 정보를 제공해 정확한 위치를 계산한다. 로드센스는 차량 검지 시스템을 통해 도로 위 상황에 대한 AI 영상 검지 기술과 교통 데이터 분석으로 정보 수집 음영을 최소화해 교통 상황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AI플랫폼으로는 로드마스터와 모빌리티메이커스가 있다. 로드마스터는 과거·현재 데이터를 AI로 학습, 미래 교통 상황을 예측하는 것으로, AI 사고 위험도를 예측하고 AI 신호를 최적화할 수 있다. 모빌리티메이커스는 자율주행차량과 도로 인프라에 대해 위치 관리 등이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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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로'의 내부는 일반 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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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제어를 위해서는 5G네트워크와 자율주행IVI(차량 내 인포테인먼트)가 사용된다. 5G네트워크는 주행 정보, 차량 도로 정보 등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자율주행IVI는 차량 내 화면으로 주변 정보를 실시간 제공, 승객들이 돌발상황을 감지하거나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KT의 고도화된 기술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버스가 아직 완벽하다고 볼 순 없다. 최대한 안전하게 운행하도록 설정한 탓에 급제동이 잦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정류장 인근 불법주정차를 회피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할 때도 적절히 진입하지 않고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자율주행버스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운행할 수밖에 없다. 시속도 10km 정도 낮은 40km로 맞춰져 있다"며 "일반 버스를 이용하다가 자율주행버스를 탄 시민들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개선점을 짚어본 뒤, 8월쯤 '주야로'의 정식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실제 대중교통 서비스에 포함된 이후에는 유상 서비스로 전환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최강림 KT AI모빌리티사업단장 상무는 "KT의 자율주행 사업은 유상 운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후 자율주행버스가 운송 시장의 경영난과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요금의 경우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보편적인 마을버스 요금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 상무는 "자율주행버스 사업을 포함해 대한민국의 똑똑한 도로와 미래 모빌리티를 이끌도록 계속해서 기술·서비스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사실상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4' 달성은 2027년쯤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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