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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의대증원 파장] 빅3 빠진 집단휴진 파괴력 반감…기로 선 의정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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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균관·가톨릭 휴진 보류에 연세·울산대는 교수 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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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휴진 보류를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왼쪽)과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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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에 이어 성균관의대와 가톨릭의대 교수들도 휴진을 보류했다. 연세의대 교수들은 휴진을 강행하기로 했으나 휴진 여부를 자율에 맡긴다고 한 만큼 참여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 수위를 조절하고 있고 대한의사협회(의협) 역시 오는 27일부터 예고했던 무기한 휴진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의정 대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휴진 보류를 결정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일정 기간(일주일 또는 그 이상)의 휴진에 찬성했지만 환자들과 국민을 위한 고뇌 끝에 일정 기간의 휴진을 시작하는 조치를 일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휴진 외 다른 방식의 투쟁으로는 △주 40시간·52시간 근무 준수 △대학의 편법적 강의 요청 거부 △주 1회 정례 휴진을 통한 교수 번아웃 예방·휴진일 의료정책 토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진료 준수 △보건복지부·교육부 정책 자문 요청에 무대응 등이 논의됐다.

가톨릭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교수 70%가 휴진보다는 경증 환자 진료를 최소화하는 '진료 축소' 형식으로 투쟁 방식을 전환해 환자들의 불편이나 두려움을 줄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의대 교수들의 잇따른 휴진 보류 결정은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라 환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환자들을 걱정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한 서울의대 교수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휴진 시작을 유예하기로 결정한 가톨릭의대 교수협 비대위의 결정도 깊이 공감하고 존중한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연세의대와 울산의대 교수들은 휴진은 강행하되 참여는 자율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연세의대와 울산의대는 각각 오는 27일과 내달 4일 무기한 휴진 돌입을 예고했다. 자율에 기반한 휴진인 만큼 전면 휴진은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휴진은 강제적이거나 폭압적인 과정에 의한 것이 아닌 개인의 양심과 자율에 기반한 결정"이라며 "전면적인 휴진이 되지 않더라도 우리의 양심과 용기는 앞이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 의료의 횃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 관계자도 "정부 방침이 바뀌지 않으면 휴진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현실적인 측면에서 중증·응급 환자들을 안 볼 수가 없다. 휴진을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많은 환자들을 볼 수밖에 없는 중간 단계의 투쟁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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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는 무기한 휴진은 하지 않고 의협과 의사단체들로 구성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서 향후 계획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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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도 오는 27일 무기한 휴진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향후 대정부 투쟁 수위 조절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의협은 무기한 휴진은 하지 않고 의협과 의사단체들로 구성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서 향후 계획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는 "올특위가 중심이 돼 투쟁 방향을 논의하고 의협도 이를 토대로 향후 (투쟁) 방식을 결정할 것 같다"며 "중구난방식으로 진행되는 휴진과 휴진 철회에 전공의들이 실망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더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 투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들이 휴진 보류로 한발 물러서면서 정부와의 대화도 가시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올특위를 통해서 의협이 소통 창구를 일원화하고 대화의 뜻을 밝혀 환영한다. 조건 없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현안에 대한 논의에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올특위도 "형식, 의제에 구애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양측은 공식 대화를 위한 물밑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정 대화가 전격 성사되더라도 전공의나 의대생의 참여는 여전히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와 의대생은 아직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SNS를 통해 "의협 간부들에게 협의체 구성을 거절한 바 있으며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언급할 경우 선을 그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올특위에 선을 그었다.

의정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모색한다 하더라고 이들이 돌아올 지는 미지수다. 박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전공의들 요구는 분명하다"며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원한다면 전공의와 얘기하면 되지만, 이미 대통령까지 만났고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는 지금 추가 대화는 무의미하다. 의협이 발표한 요구안은 대전협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한 안이라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대전협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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