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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KASA' 경남에 착륙…2032년 달 탐사 여정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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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카사(KASA) 27일 개청

박완수 경남지사 "우주항공산업 청사진이 곧 경남의 미래"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연구기능 등 산업화·꾸준한 투자 지원 필요

노컷뉴스

경남도에 세워진 누리호 모형과 사천에 개청한 KASA.경남도청·사천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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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우주시대를 이끌 우주항공청, 카사(KASA)가 문을 연 27일 박완수 경남지사는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탐사 등 우주항공산업이 그리는 청사진이 곧 경남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지사는 이날 '우주항공청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 이후 박동식 사천시장 등 참가자 11명과 함께 담화문을 발표하며 이렇게 개청을 축하했다.

이들은 "경남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우주항공의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담대한 첫걸음을 뗀 역사적으로 길이 빛날 날"이라며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전초기지로서 우주항공청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1%에 불과한 대한민국 세계 우주항공시장 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한다는 국가 우주 경제 비전을 경남이 중심이 돼 차근차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이제 경남은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를 준비한다"며 "민간 주도 우주항공산업 생태계 조성,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 등 우주항공산업 5대 강국 도약의 초석을 다지는 한 걸음, 한 걸음을 도민과 함께 걸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경남에 개청한 '우주항공청, KASA'

지난 1월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통과된 지 약 4개월 만에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에 문을 열면서 5대 우주강국 진입을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우주항공청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를 표방한 카사(KASA)로 출발했지만, 유럽의 우주항공 중심도시 프랑스 툴루즈가 롤모델(본보기)이다.

툴루즈는 프랑스 수도 파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국립우주센터 설립에 따른 정주여건 개선으로 유럽의 우주항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사천과 닮아 성공 모델로 꼽힌다.

1961년 파리 본부가 설립된 이후 드골 대통령의 지방분권화 정책에 따라 항공우주산업이 집적화된 툴루즈에 우주센터가 1968년에 설립된 것은 사천의 우주항공청의 현실과 흡사하다. 미국 보잉과 세계 시장을 양분하는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 본사와 공장도 툴루즈에 있다.

특히, 경남은 우주항공산업 생태계가 집적화된 곳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으로 우주개발 기술력과 잠재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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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A 임시청사. 사천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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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3차 개발에 참여한 주요 기업 38곳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11곳이 경남에 포진해 있다. 발사체·엔진 총조립 등 누리호 개발의 핵심 분야를 맡았다.

전국 우주항공산업 생산의 70%를 담당하는 곳이 경남이다. 이중 우주산업 생산액은 43%를 차지하고 있다. 우주 대표기업은 53곳에 이르고, 124개의 산단을 보유하고 있다. 전후방 연관 산업과의 연계 효과가 확실한 최적지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에도 우주항공청의 사천 개청이 담겼다. 뉴스페이스 시대의 출발선인 우주항공청이 경남에 문을 열면서 우주항공산업이 몰린 진주·사천 지역이 세계적인 우주항공 산업 연구 중심지로 도약할 전망이다.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된 경상국립대가 국내 최초로 단과대인 우주항공대학을 설립했고, 공군항공과학고·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는 물론 국립창원대도 사천에 우주항공 캠퍼스를 개교하는 등 산학연 연계 모델도 갖췄다.

'우주항공청'의 핵심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 그리고 산업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정책·산업·연구 기능과 교육·문화·체육·관광이 어우러져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글로벌 우주항공 복합도시를 건설하는 게 경남도와 사천시의 최종 목표다.

도가 롤모델로 삼은 프랑스 툴루즈는 우주항공 중심도시가 되면서 프랑스 4위권 대도시로 성장했다. 수도 파리와 600km나 떨어진 곳에 우주센터가 들어선 것은 당시 프랑스 정부의 지방 분권 의지를 보여준 결과물이기도 하다.

인구·산업이 몰리는 수도권 집중 현상에서 벗어나 제2의 툴루즈로서 우주항공 복합도시를 사천에 만든다는 것은 국가균형발전 취지에도 맞다.

우주항공 기능을 중심으로 행정복합타운, 산업·주거지구, 상업·관광이 모여 시너지를 내는 '자족형 복합도시'로 건설한다. 우주항공 인력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정주 여건은 우주항공 복합도시의 필수 조건이다.

이를 토대로 인구 11만 명의 사천시는 향후 25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도는 22대 국회가 문을 열면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에 대한 입법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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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표단 프랑스 툴루즈 우주센터 방문. 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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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산업의 집적화도 과제다. 우주항공청만 남겨 놓는 게 아니라 산업체, 대학, 연구 기능을 한데 모아 산업화를 이뤄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윤종오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천문연구원 등 연구 기능의 대전, 발사체의 전남 고흥을 언급하며 "결국 우주항공청은 경남 사천에 있으면서 연구개발을 하지 않은 확률이 있고, 이렇게 되면 실제 경남의 이익과는 동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산업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고 이게 성공이 돼야 교육·교통·의료 인프라 등 자연스럽게 지역이 발전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산하 기관인 항우연·천문연 등 연구 기능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는 논리다.

우주항공산업 꾸준한 지원과 투자 필요, 스타트업 활성화·인재양성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우주항공산업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협력, 투자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한국재료연구원 최철진 원장은 "현재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은 정부 수요에 의존적이고 수요도 불안정한 측면도 있어 민간 주도 개발과 기술 발달을 위해선 꾸준한 지원과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티엘 황건호 대표이사는 "대기업의 연구개발비가 100억 원이 필요하다면 스타트업도 비슷한 금액이 있어야 한다"면서 "우주산업의 성과를 도출하려면 개발 비용과 기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어 "툴루즈와 같은 클러스터로 만들려면 결국에는 스타트업이 많아져야 한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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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개청에 바란다' 간담회. 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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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앤이치스트럭쳐 정은지 차장도 "우주항공산업은 연속성,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므로 단편적인 지원으로는 질 좋은 일자리, 우수 인재 유치, 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다"며 우주항공산업 관련 기업들의 경험 축적과 발전을 위해 꾸준한 지원과 투자를 건의했다.

최재호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장은 "도내 242개 우주항공 관련 기업에 1만 3천여 명이 일하고 있다"며 영세기업이 함께 성장할 방안을 고민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설립을 제안했다.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 임소현 씨는 이론으로 배운 지식을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인턴십의 확대와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격차 해소를 건의했다. 그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채용 이점이 충분하지 않다"며 "우주항공청 개청이 우주항공 산업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완화에 마중물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경남항공고등학교 항공기체과 박상익 학생도 우주항공 분야 고졸 채용 확대와 현장 실무 맞춤형 교육 과정 활성화, 현장 전문가 교사 채용, 우주항공기업 견학·연수 등을 요청했다.

'우주항공청' 성공 안착 돕는다

경남도는 지난해 미국 나사와 프랑스 툴루즈 국립우주센터를 벤치마킹하면서 인재와 기업이 모여드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정주 여건의 중요성을 공감했다. 이에 도와 사천시는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과 별개로 우주항공청 인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 시책을 내놨다.

가족 동반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 1인당 200만 원, 최대 800만 원의 정착지원금을, 미취학 자녀 양육지원금 1인당 월 50만 원(2년), 초중고 자녀 장학금 1인당 월 50만 원(2년)을 각각 지원한다.

우주항공청 개청 일로부터 3년 안에 주민등록을 경남으로 이전하고 6개월 이상 거주하는 직원·가족이 대상이다.

도의 지원금을 포함해 우주항공청 직원 가족 4명이 이주하면 최대 3천만 원의 정착금을 지원받는다. 과거 서울에서 세종시로 옮겨간 정부 직원의 지원 정책과 비교해도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임대 주택 180여 가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사천시는 임대 아파트 50가구와 주택자금의 이자 비용을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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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개청에 바란다' 간담회. 경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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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임시청사를 오가는 시내버스가 하루 8회 운행한다. 임시청사에서 사천공항, 진주역을 거쳐 진주시외버스터미널로 이어지는 시외버스 노선 역시 하루 8회 운행을 시작한다.

서울·대전·대구 등 주요 도시에서 사천까지 운행하는 시외버스의 노선 중 일부를 임시청사를 경유하도록 한다. 진주역을 경유하는 고속열차 증편 방안을 마련한다. 부전~마산 간 철도 개통에 따른 마산역 환승 철도편을 하루 7회 더 확보해 서부경남에서 수도권을 오가는 고속철도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삼천포와 진주를 잇는 사천우주항공선 건설도 5차 국가철도망 계획('26~'35)에 반영해 향후 사천~서울을 직통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사천공항도 몸집을 키워 국제공항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임시청사로 출발한 '우주항공청' 110명으로 업무 시작

우주항공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우주항공 전담 조직이다. 본 청사가 건립되기 전까지 사천시 사남면 아론비행선박산업 건물을 2년 간 빌려 임시청사로 활용한다.

1층에는 직원을 위한 커뮤니티센터와 회의실 등이 들어서고, 연구개발 부서는 3~5층에 자리잡는다. 6층~9층은 우주항공청장실과 차장실, 우주항공정책국, 대변인실 등이 들어선다.

차관급 청장과 1급 공무원인 차장 1명과 우주항공임무본무장 1명 등 293명 정원으로 신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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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빈 우주항공청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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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초대 청장을, 노경원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차장을, 존 리 전 나사 본부장이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을 각각 맡는다.

차장 산하에 기획조정관실과 우주항공정책국, 우주항공산업국 등 3국을 두고, 임무본부장 산하에 우주수송부문, 인공위성부문, 우주과학탐사부문, 항공혁신부문 등 4국을 두는 등 모두 7국 27과를 갖췄다.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었지만, 연구인력 50명 등 110명으로 시작한다. 나머지 정원은 연말까지 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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