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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목)

5년내 인허가도 힘든데 입주까지?…분담금 폭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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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재건축 5가지 걸림돌



정부가 추진하는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정비사업이 선도지구 지정 계획, 추진 일정 등의 확정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장밋빛 청사진이 그려진 동시에 촉박한 일정, 미흡한 이주대책, 공사비 급등에 따른 사업성 저하 등 각종 우려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오는 11월에 선도지구 지정을 마무리하고 2025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정비구역 지정 후 5년 내 입주한다는 계획인데, 정부가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해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해도 촉박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정부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의 경우 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정비구역 지정 후 관리처분계획 수립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인허가를 2년 내 마친다는 계산이다. 정부가 선도지구 착공 일정을 2027년으로 못 박은 건 다음 대선 전까지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결국 주민이 진행하는 사업이고, 모든 단계에서 주민의 의사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다음 대선 의식해 무리한 일정”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계획대로 사업을 마쳐야 하는데, 선도지구에 선정된 주민은 1~2년 지연되더라도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할 것”이라며 “주민의 다소 무리한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등 정부가 끌려가는 모양새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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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선도지구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토부]


미흡한 이주대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꺼번에 이주 수요가 발생할 경우 전세난 등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국토부는 이주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초 국토부는 올해 1월 ‘1·10 부동산 대책’에서 도시별 1곳 이상의 이주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발표에선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인 개발 사업을 관리하고, 신규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이주단지를 따로 만들기보다는 기존 주택 물량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주단지에 대한 1기 신도시 주민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에서는 정부가 나서 이주대책을 수립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일단 국토부는 오는 8월 공개되는 신도시별 정비 기본계획에 이주대책이 포함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대상은 26만7000가구가량으로, 국토부는 이 중 2만6000가구에서 최대 3만9000가구를 선도지구로 지정한다. 매년 선도지구 수준을 추가로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해 10년여에 걸쳐 완성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부의 구상은 매년 정비구역을 지정해 순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순환정비’ 방식이다. 재건축 기간 이주 수요 등을 고려해 정부가 출발 순서를 정해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례를 볼 때 출발 순서가 밀리면 입주 시기가 20년 이상 뒤처질 수 있다. 차라리 동시에 출발한 뒤 이후 진행 과정을 시장 흐름에 맡기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단지마다 사업성, 주민 의지 등이 천차만별”이라며 “정비구역을 한꺼번에 지정한다 하더라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속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입주 시기가 자연스럽게 분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적률 늘려도 주민 부담 커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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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공사비 급등에 따른 사업성 저하도 넘어야 할 숙제다. 현재 1기 신도시 평균 용적률은 180~200%가량으로 애초 사업성이 낮아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통해 용적률 상향으로 이를 보완하는 구조다. 우선 정부는 특별법 시행령을 통해 재건축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5배까지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산술적으로 최대 750%의 용적률(준주거로 종상향할 때)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과밀화 우려 등을 고려해 실제 부여하는 용적률은 평균적으로 350% 전후가 될 전망이다.

이마저도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규제 완화 조건으로 기반시설 부지나 설치비용 부담)가 과도한 편인 데다 급등한 공사비를 고려한다면 주민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단지에 따라서는 가구당 수억원대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 중심으로 진행되는 1기 신도시 재건축과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간 ‘트레이드 오프(trade-off)’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드 오프’는 두 개의 정책 목표 가운데 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다른 목표는 늦춰지거나, 희생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김 교수는 “일부 지역엔 자칫 인구 감소와 과도한 주택 공급으로 미분양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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