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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의료계 증원철회 거듭 촉구… 정부, 미복귀 전공의 처분 막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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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확정 속 진통 여전

의료계 “증원 확정은 오보” 주장

“법원, 집행정지 30일까지 결정을”

교수들 “미복귀자 처분 땐 휴진”

의협, 30일 촛불집회 개최 예고

지역전형 826명 증가 1897명 예상

초·중교 비수도권 전학 잇따를듯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기존보다 1509명 늘어난 4567명으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의·정 갈등이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는 증원 철회를 거듭 주장하며 집행정지 재항고 사건 결정을 서둘러 달라고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29일까지 미복귀 전공의들을 상대로 복귀 의사를 확인한 후 처분 여부 등을 확정할 전망이다. 비수도권 의대들의 지역인재전형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서울 강남에서 강원·충청 등 지방으로의 ‘의대 유학’ 문의도 확산하고 있다.

세계일보

의정 갈등 출구 어디에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일주일 집단 휴진 계획을 철회해 한발 물러섰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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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 막판 진통, ‘포스트 증원’ 대비도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의대 증원이 확정됐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공동성명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대입전형 시행계획) 승인으로 의대 증원이 확정됐다는 보도는 오보”라며 “고등법원의 항고심 3개와 대법원 재항고심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결정이 아직 남아 있다. 이 결정들 이후에 2025년도 모집요강이 확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절차상으론 각 대학의 수시 모집요강 공고 절차만 남아 있지만, 사법부 판단 이후로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전의교협과 전의비는 특히 “고법과 대법원은 30일까지 집행정지에 관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며 “급격한 의대 증원은 의료개혁이 아니라 의료개악임을 헤아려 달라”고 촉구했다. 집행정지 재항고 사건은 23일 주심 대법관·재판부 배당을 거쳐 24일부터 법리 검토를 시작해 물리적으로 모집요강 확정 전 결정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 행정처분 여부 등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미복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대면 상담을 진행해 복귀 여부와 향후 진로를 파악해 29일까지 알려 달라는 협조 공문을 24일 전국 수련병원들에 보냈다. 상담은 28일까지 이뤄지며 원칙적으론 수련병원장이 직접 하거나 각 과 과장들이 대신하고, 개인 신상이 공개되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대 교수들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 시 사직은 물론 1주 휴진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배장환 충북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공의나 학생에 대한 처벌을 한다면 이는 정부 잘못을 전공의·학생들에게 뒤집어씌우는 일”이라며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 입장으로서 두고 볼 수 없다. 즉각 사직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대통령실 레드팀께; 의료개혁, 이대로 좋습니까’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연다. 대한의사협회도 30일 저녁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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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전형 늘자 강원·충청으로”

의대 증원에 따른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관심사는 비수도권 26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비율이다. 지역인재전형 선발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자녀 의대 진학을 위해 비수도권으로 초·중학교 유학을 보내는 학부모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 등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입에서 비수도권 26개 의대는 3111명을 선발한다. 이 중 제주대와 인제대를 제외한 24개 의대는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을 공개했는데, 전체 선발인원(2941명)의 61.2%인 1801명을 지역전형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제주대와 인제대도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각각 70명과 100명 중 36명(51.4%)과 60명(60.0%)을 지역전형으로 뽑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2024학년도 1071명에서 2025학년도 1897명으로 826명(77.1%) 늘어나는 것이다.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가 100명 이상인 대학은 전남대(130명), 부산대(113명), 전북대(111명), 경상국립대(103명), 원광대(102명), 조선대(100명) 6곳이다. 지역전형 선발 비중이 정부 권고치인 60%를 넘어 70% 이상인 대학은 전남대(79.8%), 경상국립대(74.6%), 동아대(70.0%) 3곳이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도 그 지역에서 나오도록 요건이 강화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강원이나 충청으로 이사하는 것이 좋은지 문의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며 “특히 충청권에 인접한 경기권에서 이사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운 학부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정재영 기자, 광주=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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