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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로봇개·AI…첨단기술 모은 SK이노 울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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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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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감지기와 열화상 카메라 등을 짊어진 노란색 로봇개 '행독'이 SK울산콤플렉스(CLX) 제2중질유분해공장(No.2 FCC) 설비 주변을 사뿐히 걷고 있다. 잠깐 멈춰 설비를 점검하더니 이내 다음 지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스마트 플랜트 2.0'을 도입한 SK이노베이션의 생산 현장 모습이다.

2016년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생산 현장에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한 SK이노베이션이 새로운 '스마트 플랜트 2.0'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로 데이터 정제와 표준화, 플랫폼 일원화 등의 과정을 거치며 실제 공정 운영 등에 적합한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

현재 울산CLX에서는 공정 운전과 설비 관리, 안전·보건·환경(SHE) 분야 등에서 스마트 플랜트 2.0 과제 40여 개가 진행 중이다. 핵심 목표는 에너지 절감과 생산성 향상 그리고 안전성 확보다.

SK이노베이션은 스마트 플랜트 2.0 도입을 통한 비용 개선 효과가 연간 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자동화된 대규모 설비로 돌아가는 장치 산업인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 특성상 설비 고장 예측과 조기 대응은 타 산업군에 비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과제로는 공정 자동 운전 프로그램, 공정 자동 제어(APC) 고도화, 설비 고장 예측 솔루션, 통합 안전 모니터링 체계 등이 수행되고 있다.

공정 자동 운전 프로그램은 대규모 설비 보수를 위해 공장을 멈추고 다시 돌리는 과정에 대한 효율을 높였다. 기존에는 유량과 압력을 줄이고 온도를 낮추는 과정을 운전원들이 직접 조작했는데, 이를 프로그램화한 것이다.

APC는 제품 수율을 최대화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이다. 원유 가열 온도를 조절해 휘발유와 경유 등 제품 수율을 맞추는 과정에 AI를 도입해 최적화된 패턴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제품 품질을 확인하기 위한 샘플링 단계에서도 AI를 적용했다.

설비 관리에는 드론 등이 활용되고 있다. 드론으로 플레어 스택 등 사람이 올라가기 위험한 높은 곳의 고장을 확인하는가 하면 항공 촬영 사진을 내비게이션 지도처럼 데이터화해 지하 배관 등 보이지 않는 설비와 함께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핵심 설비인 컴프레서에는 센서를 달아 이상이 생기면 AI가 원인 진단까지 내려 이메일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증강현실(AR) 비계 작업 시뮬레이션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내부 구조 파악 등도 설비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스마트 플랜트 2.0의 주요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는 점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힐 만한 대목이다.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문인력 양성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정창훈 SK에너지 스마트 플랜트 추진팀장은 "일본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한 이후 화학 플랜트 업계 사고가 2배나 증가했다는 조사가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화·디지털화로 세대교체 과정에서 연착륙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스마트 플랜트 구축은 그 범위를 넓혀나갈 전망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 기반 엔지니어 기술 챗봇 개발도 진행 중이다. 스마트 플랜트 2.0 솔루션의 지식 자산화를 통한 사업 모델 확장도 논의해나갈 방침이다.

[울산 정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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