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이 지난 20일 새로 임명한 커뮤니케이션 장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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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남미 과테말라의 농산물 일부에 대한 수입을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과 수교 중인 과테말라에 대한 중국 측의 보복이란 해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과테말라 수출입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중국 측 수입업자와 중개인들이 우리 농산물 생산자와 수출업자에게 컨테이너 억류 예정 사실을 알려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과테말라산 커피와 마카다미아를 실은 최소 7개의 컨테이너 운송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 일부는 중국 항구에서 발이 묶였고, 일부는 가공 공장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과테말라 수출업자는 이와 관련해 중국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나 문서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테말라 정부는 중국의 갑작스러운 이번 조치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 틱톡을 통해 진행한 국민과의 대화 라이브 방송에서 “(중국의 수입 차단은) 대만과의 외교 관계 때문일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며 “과테말라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으로부터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총통 취임식에서 라이칭더 신임 총통이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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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과테말라 컨테이너 억류 사실에 대해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과테말라가 대만 총통 취임식에 외교부 장관을 보내는 등의 결정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AFP는 전했다.
과테말라는 대만 12개 수교국 중 가장 많은 인구와 큰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로 꼽힌다. 아레발로 정부는 지난 20일 열린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취임식에 경축 특사로 카를로스 라미로 마르티네스 외교부 장관을 파견하기도 했다. 대만 총통부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21일 아레발로 대통령과의 화상회의에서 자신을 지지에 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며 아레발로 대통령을 대만으로 초대했고, 아레발로 역시 라이 총통을 과테말라로 초대했다.
과테말라 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과테말라는 중국으로부터 기계와 자동차 등 55억8000만 달러(약 7조6000억원)를 수입했고, 중국에 커피와 금속 원자재 등 8200만 달러(약 1100억원)를 수출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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