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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아노라'…성노동자의 신데렐라 스토리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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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숀 베이커 감독이 25일(현지시간)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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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숀 베이커 감독의 영화 ‘아노라’(Anora)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모든 성노동자에게 상을 바친다”



25일(현지시간) 열린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아노라’가 호명됐다.

‘아노라’는 젊은 여성 스트리퍼 아니가 미국 뉴욕에서 러시아 신흥 재벌의 아들과 결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시부모가 둘의 혼인을 무효화하기 위해 뉴욕으로 쫓아오면서 아니의 동화 같은 결혼생활은 위협당하게 된다.

베이커 감독은 심사위원장인 그레타 거윅의 호명으로 무대에 올라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면서 “이 상을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성노동자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거윅 심사위원장은 ‘아노라’에 대해 “믿을 수 없이 인간적이고 또 인도적인 영화”라고 소개했다.

베이커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랜스젠더, 위기 가정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다룬 영화를 선보여온 그는 영화 ‘탠저린’(2015)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로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고 ‘레드 로켓’(2021)으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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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노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숀 베이커 감독이 25일 제77회 칸 영화제 폐막식이 끝난 후 조지 루카스, 그레타 거윅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수상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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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인도의 여성 감독 파얄 카파디아가 연출한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All We Imagine as Light)가 가져갔다. 뭄바이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두 여성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는 ‘에밀리아 페레스’(Emilia Perez)로 심사위원상 트로피를 가져갔다.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하려는 멕시코 카르텔 보스와 그를 돕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여우주연상은 이 영화에 출연한 아드리안나 파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셀레나 고메즈, 조이 살다나가 공동 수상했다. 칸영화제에서 한 영화가 두 개의 주요 부문을 수상한 것도, 여우주연상을 네 명이 함께 받은 것도 이례적이다.

남우주연상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Kinds of Kindness)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제스 플레먼스가 가져갔다.

감독상은 ‘그랜드 투어’(Grand Tour)를 연출한 미겔 고메스가, 각본상은 ‘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 시나리오를 쓴 코랄리 파르자가 각각 받았다.



여배우에 히잡 안 씌워 징역형…이란 감독 특별각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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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이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특별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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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출신인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더 시드 오브 더 새크리드 피그’(The Seed of the Sacred Fig)로 특별 각본상을 받았다. 그는 이 영화에서 여배우들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 8년형과 태형, 벌금형, 재산몰수형을 선고받은 뒤 유럽으로 망명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이란 국민들은 정부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다”면서 이란에 체류하면서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제작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해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비경쟁 부문이지만, 매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장르 작품을 엄선해 글로벌 무대에 소개해왔다.

김량 감독의 ‘영화 청년, 동호’는 칸 클래식 부문에 초청됐다. 1937년생인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에 재학 중인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는 학생단편경쟁 ‘라 시네프’에 초청됐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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