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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황현희의 눈] 유명 트로트 가수 음주 뺑소니…더 안타까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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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한 것은 아니다.”

예전 모 가수가 음주운전을 한 후 뱉었던 이 말은 당시 엄청난 비판과 비난을 받았다. 저 말을 했던 사람은 아직도 저 말 한마디 잘못의 고통에서 벗어나질 못할 정도로 복귀는 힘들었고 지금 현재도 고통받고 있다. 아마도 평생 잊히지 않는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몇십년이 회자가 되니 말이다.

얼마 전 트로트경연대회 출신 유명 가수가 교통사고를 내고 뒷수습을 하지 않고 떠나 뺑소니를 일으켰다. 심지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그 이후의 사태수습도 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이제는 수습 불가다.

‘음주운전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정확한 표현은 일단 삼가겠다. 아직 확정된 결과를 알 수 없어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흘러가는 내용 중에 사고를 내기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고 사고를 낸 이후 소속사 관계자들이 증거 인멸 등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아 우리가 의심하는 모든 상황이 맞아 떨어져 가고 있다.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 뺑소니에 범인도피 교사 혐의까지 추가가 된 상황이니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바로 대응이다. 첫 문장에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꺼낸 이유도 이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용납이 안 되는 몇 가지가 있다. 거짓말이다. 잘못의 인정과 사과와 반성이다.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중과 팬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영원히 이 문제로 자신을 괴롭히게 될 것이다.

알고 있다. 콘서트가 취소된다면 금액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날것임을 말이다. 이번 공연의 규모를 고려할 때, 귀책사유로 그의 출연이 취소될 경우 상당한 위약금을 물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지금의 사태가 더 큰 손해를 만든 것이다. 인정과 사과와 반성이 먼저였다.

뺑소니 문제 하나만으로도 공연을 강행해서는 안 됐다. 누구의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갖고 진정한 반성이 있어야 했단 말이다. 이 일로 아마도 대중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억나는가. 희대의 “술을 마셨지만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던 20년 전의 일을 말이다. 그때도 경찰에 출석한 후 어설프고 뻔뻔하게 소속사가 대처했다. 심지어 기자회견을 열어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수차례나 강변했다. 소속사 사장 또한 그의 실언과 인식을 꾸짖고 바로잡아 주거나 대신 사과하기는커녕,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히려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언론에서 이렇게 깊은 관심을 가져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뻔뻔한 비아냥을 대놓고 하는 등 대중을 철저하게 기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론은 더욱더 싸늘해진 것이다.

일을 더 키웠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반성과 사과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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