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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콜라, 과자, 햄… ‘초가공 식품’ 먹으면 수명 줄어드나요?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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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나 과자, 아이스크림 등 고당분 식품이나 햄 등 고지방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익히 알려져왔다. 다만, 이들 식품이 왜 건강에 좋지 않은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있어왔다. 밀, 쌀 등 곡물이나 적정량의 당분, 지방 등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문은 더 커졌다. 왜 같은 곡물로 만들었는데도 통곡물빵은 건강에 좋다고 하는반면 과자는 좋지 않다고 하는 것일까? 이는 이들 식품이 바로 ‘초가공식품’이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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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정의에 따르면 초가공 식품은 주방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재료, 또는 최종 제품의 맛을 좋게 하거나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기능을 하는 종류의 첨가물을 함유한 식품을 말한다. 세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방부제나 인공색소, 유화제 등이 첨가된 탄산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등 일상에서 익숙한 상당수 식품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식품 제조를 쉽게 하기 위해 과당 등으로 형태를 변형한 설탕이나 소금, 지방 등의 변형 제료가 첨가된 식품도 초가공 식품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초가공식품은 얼마나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일까. 미국 CNN 방송은 최근 무려 30년에 걸친 장기간 조사를 통해 초가공식품에 대한 여러 의문을 풀어낸 하버드 T.H.챈 보건대학원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병력 등이 없는 미국 내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의 데이터를 1986년부터 2018년까지 매 2년마다 추적했다. 참가자들은 2년마다 자신의 건강상태와 2년간 지켜온 자신의 생활습관에 대한 정보를 연구진에 제공했는데 30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무려 9%나 높았다. 이 그룹은 부실한 영양 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여타 그룹보다 4% 사망 위험이 컸다.

다만, 모든 초가공식품이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 T.H.챈 보건대학원의 송민양 박사는 모든 종류의 초가공 식품이 사망 위험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일반적으로는 상관관계가 ‘보통’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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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초가공식품은 인공적으로 단맛을 낸 식품과 가공육이다. 송 박사는 “초가공식품에 의한 사망 위험 증가는 이같은 일부 특정 그룹의 식품들에 의해 주도됐다”고 평가했다. 같은 초가공식품으로 분류되더라도 이들 식품의 경우 특별히 건강에 더 해롭다는 뜻이다.

송 박사는 초가공 식품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초가공 식품을 완전히 거부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를 들어 통곡물 빵도 정의상으로는 초가공 식품으로 간주되지만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과 같은 다양한 유익한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다”면서 “반면 설탕이 첨가된 음료나 인위적으로 단맛을 낸 음료, 가공육 등의 섭취는 피하거나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전반적인 식단의 질이다. 송 박사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한다면 특정 식품을 조금 먹었다고 해서 겁을 먹거나 겁을 낼 필요는 없다”면서 “전반적인 식이 패턴이 여전히 건강 결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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