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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가자전쟁 이후, 하마스의 '빅픽처'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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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정치조직이지만 그 투쟁 방식은 정치조직이라기 보다는 테러 조직에 더 가깝습니다. 작년 10월의 기습 공격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을 뿐, 과연 무슨 정치적 목표가 있는가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언론에서 하마스를 형용하는 데 '허무주의적'이란 표현이 사용되는 걸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연구로 책을 쓴 매튜 레빗은 포린어페어스 2024년 5월 10일 기고문에서 독특한 분석을 내놓습니다. 하마스가 헤즈볼라 모델을 채택해 가자 지구 통치에는 손을 떼고, 선명성을 강조한 무장세력으로서 대이스라엘 투쟁을 이어가려 한다는 것입니다. 작년 10월의 기습공격이 이스라엘-사우디 관계정상화도 막고 하마스가 가자지구 통치에서 손을 떼는 것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입니다. 하마스의 기습공격과 이에 따른 이스라엘군의 보복으로 가자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고, 주민들은 이 모든 것을 초래한 하마스를 미워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외적으로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맞서는 가장 선명한 투쟁조직으로 이미지를 굳혔습니다. 하마스가 애당초 이 모든 것들을 원했다는 것이 이 기사의 시각입니다. 매우 새로운 관점인데, 사실 하마스는 작년 기습공격 이전에도 가자 지구 통치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주민들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사우디의 관계정상화가 이뤄지면 하마스에게는 결정적인 타격이 될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하마스가 기습을 감행했다는 것인데, 이 기사의 분석이 옳은지 앞으로의 상황전개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스라엘 공습 이후의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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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거의 확실시되는 이스라엘의 라파 진입 작전을 막기 위해 하마스 지도자들은 이스라엘과 인질 교환 협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몇 주간의 대화 거부 끝에 발표한 이 제안은 수십 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를 중단시킬 수 있는 모종의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미국내에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하마스가 이 협상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할지, 하마스가 남은 병력과 지도부가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라파 요새를 지키기 위해 이런 협상을 제안한 것은 아닌지 여전히 불분명했다.

7개월간 가자지구 전쟁이 지속돼옴에 따라 하마스가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200만 명 이상의 가자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며 하마스의 통치체제는 거의 파괴돼 버렸다. 이제 두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도대체 하마스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끔찍한 기습공격을 통해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대부분이 파괴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국제적 의제의 중심에 다시 세우려고 노력했다. 이 공격은 팔레스타인 온건파를 지지하고 하마스를 배제하려는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관계정상화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마스의 지도자들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적 목표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파괴한다는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가자지구의 통치 부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5월 초 중국의 중재로 열린 하마스와 파타 간의 회담에서 알 수 있듯이, 하마스 지도부는 두 정파 간의 수년간의 치열한 적대에도 불구하고 파타 및 파타가 통제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화해의 과정을 시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데는 더 깊은 목적이 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새로운 통치구조를 도입하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자신들 식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헤즈볼라 모델을 가자지구에 도입하고자 한다. 이란의 지원을 받아 중무장한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와 마찬가지로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어떤 팔레스타인 통치 구조가 등장하든 그 일부이면서 동시에 통치부담에 거리를 둔 미래를 원한다. 이를 통해 레바논의 헤즈볼라처럼 단독 통치에서 오는 책임을 지지 않고 가자지구와 궁극적으로는 서안지구에서 정치적, 군사적 지배력을 행사하기를 희망한다. 하마스의 이러한 '큰 그림'과 그것이 이스라엘과 이 지역에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려면 10월 7일 공격이 있기까지 수년간 하마스가 어떻게 움직여왔는지, 하마스가 수많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살해하고 납치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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