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 이후의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 /사진=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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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거의 확실시되는 이스라엘의 라파 진입 작전을 막기 위해 하마스 지도자들은 이스라엘과 인질 교환 협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몇 주간의 대화 거부 끝에 발표한 이 제안은 수십 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를 중단시킬 수 있는 모종의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미국내에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하마스가 이 협상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할지, 하마스가 남은 병력과 지도부가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라파 요새를 지키기 위해 이런 협상을 제안한 것은 아닌지 여전히 불분명했다.
7개월간 가자지구 전쟁이 지속돼옴에 따라 하마스가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200만 명 이상의 가자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며 하마스의 통치체제는 거의 파괴돼 버렸다. 이제 두 가지 기본적인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도대체 하마스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끔찍한 기습공격을 통해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대부분이 파괴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국제적 의제의 중심에 다시 세우려고 노력했다. 이 공격은 팔레스타인 온건파를 지지하고 하마스를 배제하려는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관계정상화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마스의 지도자들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적 목표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파괴한다는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가자지구의 통치 부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5월 초 중국의 중재로 열린 하마스와 파타 간의 회담에서 알 수 있듯이, 하마스 지도부는 두 정파 간의 수년간의 치열한 적대에도 불구하고 파타 및 파타가 통제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화해의 과정을 시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데는 더 깊은 목적이 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새로운 통치구조를 도입하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자신들 식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헤즈볼라 모델을 가자지구에 도입하고자 한다. 이란의 지원을 받아 중무장한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와 마찬가지로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어떤 팔레스타인 통치 구조가 등장하든 그 일부이면서 동시에 통치부담에 거리를 둔 미래를 원한다. 이를 통해 레바논의 헤즈볼라처럼 단독 통치에서 오는 책임을 지지 않고 가자지구와 궁극적으로는 서안지구에서 정치적, 군사적 지배력을 행사하기를 희망한다. 하마스의 이러한 '큰 그림'과 그것이 이스라엘과 이 지역에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려면 10월 7일 공격이 있기까지 수년간 하마스가 어떻게 움직여왔는지, 하마스가 수많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살해하고 납치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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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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