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4일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부과한 서방 무기 사용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서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데는 사용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었다.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경우, 서방과 러시아의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대신 ‘크림반도’를 주요 목표물로 삼아왔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지역으로, 개전 이후 러시아군 보급기지 역할을 해왔다. 전날에도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크림반도에 있는 러시아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가 고전하면서, 전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러시아 본토에 있는 보급로와 군사시설을 직접 타격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많은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지금, 러시아 영토의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에 대한 서방 무기 사용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엑스칼리버' 정밀 유도 포탄/조선DB |
이런 가운데 같은 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 중 상당수가 러시아의 방해 전파에 가로막혀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보도도 나왔다. 24일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군 기밀 보고서를 인용, 미국에서 생산된 위성 유도 무기(satellite-guided munition)들이 러시아의 전파 공격에 가로막혀 현저한 명중률 저하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WP는 “미국이 제공한 특정 무기들의 효과가 급락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해당 유형의 무기 사용을 중단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전파 공격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은 무기에는 미국·영국이 공동개발한 첨단무기 ‘엑스칼리버 포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칼리버는 세계 최초의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 유도 포탄으로, 1발 당 가격이 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파 공격으로 대응하면서 엑스칼리버 포탄의 명중률은 10% 미만으로 급격히 하락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사실상 전장에서 퇴출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비’로 불리는 미국의 다연장로켓 ‘하이마스(HIMARS)’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이마스는 40여km 밖에 있는 축구장 6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 최첨단 무기로 알려져있다. WP는 “러시아가 서방 첨단 무기들의 위력을 저하시키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방어 능력이 잠식됐다”며 “이에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미 국방부에 ‘무기를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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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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