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0년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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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X은 기회가 있으면 내 배에 칼을 꽂을 것(That f---er would knife me in the stomach if he had the chance.)”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아름다운 편지(beautiful letters)’를 주고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욕설을 써가며 불신을 표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임한 고든 손들런드 전 유럽연합(EU) 대사는 23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차에 동승해 “‘말도 안 되는 얘기 말고(Cut the bull----),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X(f---er)은 기회가 있으면 내 배에 칼을 꽂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포린폴리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손들런드 전 대사의 요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든 독재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누구보다 판세를 잘 알고 냉정한 현실정치 관점에서 국가안보에 접근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는 푸틴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전혀”라며 “그는 공개적으로 푸틴을 칭찬하지만, 역설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11월 20일(현지시간)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국 대사가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공개 탄핵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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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는 우크라이나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비 지출이 적은 북대서양동맹국(나토·NATO) 동맹국을 저버리거나 푸틴 대통령을 공개 칭찬하는 행위가 원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된 반대 행동이라는 것이다.
손들런드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성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이를 “벨벳 장갑에 싸인(매우 섬세하게 다루는)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이라고 주장했다.
미치광이 이론은 국제정치에서 상대가 자신을 비이성적인 상대로 인식하도록 유도해 결국에는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내는 전략을 말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러시아에 구금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대선 전 풀려날 것이라며 “푸틴이 날 위해 그것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양극단을 걷는 관계를 이어왔다.
취임 초 그는 ‘화염과 분노’ 등 발언을 쏟아내며 김 위원장과 대립하다 하노이 회담 불발 이후에도 ‘러브 레터’라고 불리는 친서를 주고받으며 사적 친분을 이어 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북한에서 또 다른 북미 회담의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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