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불안한 전세시장 더 간다…빌라·다세대 기피부터 해소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MT리포트]전세대란, 현실화하나⑤ 전문가들 "전세시장 '불균형' 3~4년간 지속…공공 공급 확대·수요 분산 병행"

[편집자주] 전세대란이 현실화할까. 전세보증금이 서울은 너무 비싸서, 지방은 너무 싸서 난리다.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선 전세 품귀 현상으로 전세가율이 치솟는 반면, 지방에선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신축 아파트 전세가 남아돈다. 수급 불균형은 시장을 왜곡시킨다. 전세대란의 천태만상을 들여다보고 원인과 영향을 분석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 밀집지역 모습. 전세사기에 대한 공포로 내림세였던 빌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다시금 오르고 있다. 2024.03.28.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에서 '전세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3~4년 동안 전세 물량 부족으로 불안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연립·다세대 빌라 등 비(非)아파트를 활용한 수요 분산책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아파트 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서울 53.2%, 전국 66.9%다. 서울은 전세가율 바닥권이었던 지난해 4월(50.8%)보다 2.4%포인트(p) 상승했다. 다만 과거 고점이었던 2016년 6월(75.1%)에 비하면 20%p 이상 차이가 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 고점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상승할 폭이 많이 남아 있다"며 "2026년까지 공급물량도 부족해 올해를 포함해서 적어도 2~3년 정도는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낮은 대출금리, 빌라 전세 기피현상 등 이 두 가지 요인이 해소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파트 전세는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엄밀히 보면 아파트 전세만 오르고, 빌라 등 비아파트 전세시장은 완전히 무너진 게 현재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 올해 33만가구→2026년 13만가구 '뚝'

전세시장은 '안정'보다 '불안'에 무게가 실린다. 박 전문위원은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과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전국 아파트 입주 추정 물량은 올해 33만가구, 내년 24만가구, 2026년 13만가구로 대폭 감소하는 가운데 기준금리도 인하되면 전세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내년 경기도 입주 물량이 5만가구 정도로 올해 10만가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점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을 자극하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1월 입주를 앞둔 1만2000가구 규모의 둔촌 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는 변수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가 시작되면 당장 인근 지역 전셋값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실거주의무가 3년 유예로 한정돼 있어 전세 공급부족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키는 역할 정도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입주 시기가 예정보다 지연될 경우에는 시장 불안을 키울 우려도 있다.


"전셋값 상승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vs "매매수요 전환 후 가격 상승 가능성"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4월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729건으로, 작년 4월의 1만3892건과 비교해 44.4% 줄었다. 그러나 평균 전셋값은 작년 4월 5억589만원에서 지난달 5억2655만원으로 4.1% 상승했다. 사진은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4.05.23.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가격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결국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 전문위원은 "전세시장이 불안하면 지금이라도 매입해야 한다는 불안심리가 작용해서 급하게 주택 매입 수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박 전문위원은 "당장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전셋값이 올라 매매가격을 압박하려면 전세가율이 60% 수준은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처럼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갭투자가 유입되며 매매가격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시장 불안을 해결할 대책으로는 전세 수요 분산과 공급물량 확대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채 대표는 "전세 역할을 상실한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세입자들의 불안감을 낮춰줄 방안이 요구된다"며 "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된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고 조언했다. 함 리서치랩장은 "공급과 수요 모두 병행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공공 매입임대주택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연립·다세대 등 전세금 반환보증의 신용보강 등을 통해 여러 주택 유형으로 전세 수요가 분산돼야 한다"고 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