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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ETF 승인으로 날개 단 이더리움… 비트코인처럼 급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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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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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올 초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에 대해서도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을 승인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 후 급등했던 점을 근거로, 이더리움 가격 역시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성격이 다르고, 일부 자산운용사에서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가격이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현지 시각) 로이터와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SEC는 이날 반에크와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등 8곳의 운용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의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했다. SEC가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의 상장을 허가한 것은 지난 1월 10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결정 후 4개월 만이다.

이미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SEC가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늘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에서 지난 19일 430만원을 기록했던 이더리움은 20일 500만원을 뚫으며 하루 만에 15% 넘게 급등했다. 이더리움은 다음날에도 520만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더리움 가격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잇따라 나왔다.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현물 ETF 승인 후 이더리움의 예상 가격을 6600달러로 제시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이더리움이 올해 말 8000달러를 찍고, 내년에는 1만4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더리움 가격은 SEC의 승인 결정 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오후 4시 30분 현재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3.3% 떨어진 51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는 4.5% 하락한 3657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역시 올 초 현물 ETF가 승인된 직후 한 동안 가격이 떨어진 바 있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을 승인했던 1월 11일 국내에서 6300만원대에 거래가 됐던 비트코인은 SEC의 다음날인 12일 5900만원으로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5400만원대까지 내려간 후 1월 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현재 93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처럼 한 동안 약세를 보인 후 급등할 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성격과 기능이 다르고, 투자자들의 인지도에서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ETF 승인 후 가격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이미 ‘디지털 금(金)’으로 잘 알려진 반면 이더리움은 일반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이미 가치 저장 수단으로써 ETF 보유 자체가 투자 목적이 될 수 있지만,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운영에 필요한 ‘디지털 석유’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ETF가 현물보다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ETF 승인에 따른 신규 투자 자금 유입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비트코인의 경우 11곳의 미국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ETF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면서,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이더리움 현물 ETF는 비트코인에 비해 인지도나 자산 가치 등에서 한계가 있어 유입되는 자금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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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이더리움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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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지난 4월 초 1억원을 넘어선 이후 현물 ETF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의 신탁상품(GBTC)에서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한 동안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GBTC에서 지금껏 계속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유입도 둔화된 상태다.

그레이스케일은 이더리움 현물 ETF의 출시도 신청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향후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면 또 그레이스케일에서 대규모 매도가 이뤄져,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가상자산 시장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가상자산 ‘대장주’라는 이점이 있는 데다, 현물 ETF 외에도 반감기 등 가격에 호재가 될 만한 요인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더리움은 최근 ‘덴쿤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능이 개선됐고, ETF 승인으로 기관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커졌다”면서 “다만, 비트코인과 같이 단 몇 달 만에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른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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