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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9 (수)

“삼성전자 HBM,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못해” 보도에…주가 3%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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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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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발열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발열 문제는 해결하는 데 오래 걸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에스케이(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검증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삼성전자의 입장문도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하면서 주가는 3% 떨어졌다.

24일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가 엔비디아의 검증을 아직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건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 때문이라고 관계자 3명이 말했다. 이 문제는 삼성전자의 4세대(HBM3)와 5세대(HBM3E) 제품에 모두 해당된다고도 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문턱을 넘지 못하는 구체적 이유가 언론 보도로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진화 작업에 나섰다. 회사는 보도가 이뤄진 지 1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내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쪽은 “발열과 전력 소모 문제로 검증 통과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납품 지연 원인에 대해선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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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의 링크트인 게시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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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도는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를 향한 시장의 의구심이 짙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회사 행사에 열린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5세대 제품에 ‘젠슨이 승인함’(Jensen Approved)이라고 적었다. 그럼에도 두달 넘게 거래가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그새 품질 문제가 발견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배경이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5세대 샘플을 제공하고 검증을 받아왔으나, 지난달 검증 통과에 일차적으로 실패했다는 결과를 받아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거론한 발열 문제는 심각성이 작지 않은 문제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고대역폭메모리는 일반 메모리 반도체보다 작동 속도가 훨씬 빠르고 물리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바로 옆에 있어 발열 문제가 생기기 쉽다. 발열이 심해지면 반도체 성능이 저하되고 전력 소모가 커질 뿐 아니라 하드웨어도 손상될 수 있다. 한마디로 제품의 품질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에스케이하이닉스와는 다른 공정을 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고대역폭메모리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 디램(DRAM)을 여러 겹 쌓아서 만든 제품이다. 하이닉스는 이렇게 쌓은 디램을 접합할 때 사이사이에 액체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공정(MR-MUF)을 적용하는데, 이 공정은 열 방출에 상대적으로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이닉스와 달리 칩 사이에 절연 필름을 덧대고 열과 압력을 가해 눌러 붙이는 공정(TC-NCF)을 활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일 경우 엔비디아 검증을 단기간에 통과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검증 절차를 서두를 유인이 없다는 해석도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 물량을 에스케이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통해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납품은 올해 하반기 이후로 밀리면서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앞서 4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했으며, 올해 3월께부터 5세대 제품도 공급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비관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07% 떨어진 7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26% 내린 코스피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류영호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납품이 확실시되기 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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