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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힙합에 꽂힌 걸그룹…뉴진스부터 신인까지 힙하게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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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EDM의 독특한 곡 '하우 스위트' 발매한 뉴진스

27일 정규 1집 내놓는 에스파도 힙합 장르

'힙합 걸그룹' 내세운 신인들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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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장르에 도전한 뉴진스. 사진 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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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들이 힙하고 쿨하게 올여름을 맞이한다. 뉴진스, 에스파 등 인기 걸그룹들이 보이그룹의 주된 콘셉트였던 ‘힙합’을 무기로 장착했다.



힙합에 뽕 가미한 뉴진스



24일 오후 1시 뉴진스는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를 발매했다. 신보엔 동명의 타이틀곡 ‘하우 스위트’와 지난달 27일 공개한 수록곡 ‘버블 검’, 그리고 각 곡의 연주곡까지 총 4곡이 수록됐다.

노래 ‘하우 스위트’는 발매 직후인 오후 2시 멜론 차트에 7위로 진입하며 큰 관심을 얻고 있다. ‘하우 스위트’는 통통 튀는 힙합 스타일의 곡으로, 1980년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탄생한 파티음악(마이애미 베이스)을 기반으로 한다. 미국 남부지역의 빠른 BPM을 뉴진스만의 힙한 분위기로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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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가 24일 공개한 신곡 '하우 스위트' 뮤직비디오에서 힙합 스타일 의상과 춤을 선보였다. 사진 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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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히트곡 ‘어텐션’·‘하입보이’·‘디토’ 등을 작곡한 250(이오공) 프로듀서는 편곡에 참여했다. 오랜 시간 연구한 ‘뽕’을 바탕으로 앨범 ‘뽕’(2022)을 발매한 바 있는 250은 ‘하우 스위트’에선 힙합과 EDM의 묘한 사운드의 결합을 이뤄냈다. ‘누군가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내용의 노랫말엔 멤버 다니엘이 작사 참여했다.

뉴진스는 소속사 어도어를 통해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노래다. 곡, 안무, 스타일링 모두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멤버들은 특히 안무에 힘을 줬다. 힙합에 어울리는 퍼포먼스를 위해 안무연습을 열심히 했다는 전언이다. 같은날 오후 4시 공개한 뮤직비디오엔 자유분방한 하이틴 감성으로 힙합 댄스를 소화하는 멤버들 모습이 담겼다. 뉴진스는 유튜브 쇼츠와 ‘하우 스위트’ 댄스챌린지도 진행한다.



에스파가 보여준 ‘쇠맛’



강렬한 퍼포먼스하면 에스파를 빼놓을 수 없다. 27일 정규 1집 ‘아마겟돈’으로 컴백하는 에스파는 ‘쇠맛’ 가득한 선공개곡이자 더블 타이틀곡 ‘슈퍼노바’로 23일자 멜론 핫100, 톱100 및 플로, 지니, 벅스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쇠맛’이란 힘들 때 느끼는 떫은 철분 맛에 빗댄 에스파만의 콘셉트를 일컫는다. 이들은 미지의 공간에서 위기를 헤쳐가며 강해지는 콘셉트의 노래 ‘넥스트 레벨’·‘새비지’·‘드라마’ 등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슈퍼노바’는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는 사건의 시작을 초신성에 빗댄 독특한 가사로, 에스파 세계관의 시즌2를 알린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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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는 선공개곡 '슈퍼노바'로 멜론 차트 1위에 올랐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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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공개할 또 다른 타이틀곡 ‘아마겟돈’은 힙합 댄스 장르에 ‘쇠맛’을 더한 콘셉트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강렬한 신스 베이스 사운드와 올드스쿨하면서도 트렌디한 트랙이 돋보인다. ‘나는 오직 나만이 정의할 수 있다’는 주체적인 메시지를 담은 가사와 거칠고 절제된 음색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쇠맛’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퍼포먼스 역시 힙한 무드를 이어간다. 중독성 있는 포인트 안무들로 구성돼 따라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소속사 설명이다.

에스파는 ‘아마겟돈’ 외에도 다양한 분위기의 힙합곡을 음반에 넣었다. 중독성 있는 훅이 특징인 힙합 댄스곡 ‘세트 더 톤’, 몽환적인 보컬과 힙합 댄스가 어우러진 ‘마인’ 등 총 10곡이 수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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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컴백 포토.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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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힙의 딸’ 영파씨



뉴진스와 에스파가 콘셉트로 ‘힙합’을 차용했다면, 전면에 ‘힙합 걸그룹’ 수식어를 꺼낸 이들도 있다. 영파씨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아이하트라디오에 출연해 노래 ‘XXL’을 불렀다. 이 노래는 1990년대 미국 동부의 올드스쿨 힙합을 재해석했다. 음악과 스타일링 등 모든 면에서 복고 힙합을 전면에 내세워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관심을 얻었다. 최근 영파씨는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등 현지 정상급 래퍼들이 출연했던 미국 힙합의 상징적인 라디오 방송국 HOT 97의 녹화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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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걸그룹' 영파씨. 사진 RBW, DSP미디어, 비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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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파씨를 기획한 건 힙합그룹 팬텀으로 활동했던 가수이자 음악프로듀서 키겐이다. 그는 중앙일보에 “처음부터 힙합 걸그룹을 기획한 건 아니었다. 멤버들을 모아놓고 보니 타고난 재능이 힙합 음악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아, 새로운 형태의 팀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균나이 17.4세인 영파씨 다섯 멤버들은 키겐을 통해 투팍, 에미넴 등의 전설적인 래퍼 음악을 듣고 배우며 1990년대 복고 힙합을 이해했다. “힙합 장르에선 가수가 직접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는 키겐의 말에 작사도 직접하고 있다.

멤버 정선혜는 “우리가 하는 생각과 겪은 경험을 노래로 들려드리는 것이 영파씨의 정체성이자 세계관"이라 했고, 도은은 “멤버들끼리 놀면서 작사한다.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 재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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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톱텐' 콘셉트로 찍은 영파씨 안무영상. MC 손범수의 소개로 등장하고 멤버들도 1990년대 유행한 의상을 입는 등 복고 힙합 콘셉트에 과몰입했다. 사진 영파씨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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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파씨는 트랩 장르의 데뷔곡 ‘마카로니 치즈’, 영국 드릴 장르의 ‘파씨 업’, 서태지와 아이들 오마주의 ‘XXL’까지 연속된 힙합을 내면서 ‘국힙의 딸들’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위연정은 “힙합 콘셉트에 과몰입하면서 즐기고 있는데 좋은 수식어까지 얻어서 영광”이라고 했다.

이들 외에도 힙합하는 걸그룹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해야’, ‘아센디오’를 발매한 아이브 또한 힙합 스타일을 지향해 눈길을 끌었다. 다이나믹 듀오 개코, NCT 프로듀서로 알려진 뎀 조인츠 등과 협업해 힙한 무드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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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해야'는 파워풀한 힙합 장르에 동양의 멋을 섞은 노래다.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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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힙합 걸그룹 XG는 삭발 감행한 ‘워크 업’ 뮤직비디오로 화제가 됐다. XG는 K팝 시스템 안에서 데뷔한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된 걸그룹인데, 노래는 영어로만하고 장르는 미국 힙합을 추구하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다. 이승기, 이무진 등이 속한 빅플래닛메이드도 힙합 정체성의 걸그룹 배드빌런을 론칭했다.

걸그룹 씬에서의 힙합 유행에 대해 김성대 대중음악 평론가는 칼럼에서 “유행하는 콘셉트와 트렌드를 따르는 것도 대중음악에선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룹의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은 힙합은 때론 아쉬운 반응을 가져오기도 한다. 잘하는 걸 키워주고 밀어주는 전략이 밑바탕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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