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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IBS "'만능 작용기'로 데이터 효율화…화학 반응 예측 AI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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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의 수 막대한 화학 반응 분야 AI 개발 실마리

IBS·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

뉴스1

백무현 기초과학연구원(IBS) 촉매반응 연구단 부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제공) 2024.05.2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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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구글의 단백질 접힘 예측 인공지능(AI) 알파폴드처럼 과학기술 혁신을 돕는 AI가 나오고 있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은 화학 반응 분야에서는 AI가 활약하기 어려웠지만 한국 연구진이 개발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자협회는 24일 과학미디어아카데미를 열어 백무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의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부단장인 백무현 교수는 계산화학자다.

계산화학은 물리, 화학 이론을 바탕으로 전산 계산·시뮬레이션을 통해 물질 특성이나 화학 반응을 예측하는 분야다. 계산화학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방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1937년 미국의 화학자 루이스 하메트가 분자 구조 일부인 '작용기'의 종류에 따른 분자의 전기적 성질 변화를 정량화했다. 작용기를 이용하는 것은 현재까지 화학에서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문제는 하나의 분자에 작용기를 바꾸는 경우의 수가 방대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분자에 작용기가 붙는 부위가 5개고 붙을 수 있는 작용기가 10종류라면 경우의 수는 10의 5제곱인 10만 개가 된다. 이런 식으로 몸체가 되는 A 분자를 B, C 분자로 바꾸면 경우의 수는 급속하게 증가한다.

백 교수는 "암 치료제에 쓰이는 탁솔 분자는 작용기가 달릴 수 있는 자리가 15개다. 여기에 40개가량 작용기를 후보로 삼으면 40의 15제곱 개의 분자가 나온다"며 "이를 가지고 AI 학습을 시키려면 (40의 15제곱 정도의) 많은 분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탁솔 분자에 원하는 작용기를 붙이는 일도 별도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현재 화학 AI 연구는 양은 적지만 질이 좋은 데이터를 선별해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백 교수는 화학반응의 본질이 전자 움직임과 구조 변화라는 점에서 착안해 '만능 작용기'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작용기는 전기적 성질 변화가 제한적이지만 만능 작용기는 전압을 변화시켜 다양한 전기적 성질을 띨 수 있다.

백 교수는 금 전극에 분자를 부착한 만능 작용기를 활용해 대표적 유기화학 반응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작용기 하나로 다양한 작용기가 가진 전기적 성질을 흉내 낼 수 있어 AI 개발의 난관인 '막대한 경우의 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백 교수는 "만능 작용기 하나만 만들어 포텐셜(전압)을 바꾸며 달라지는 반응을 보는 것을 기계로 자동화할 수 있어 AI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연구 성과는 2020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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