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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엔비디아 낙점 못 받은 삼성 ‘HBM3E’… 올해 제품 공급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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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팹(공장)./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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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삼성전자는 “상황이 종료된 것이 아니고, 여전히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핵심 메모리로 떠오른 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삼성이 HBM 패키징 공정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삼성전자 측은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해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지난해부터 급성장하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아직도 HBM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짝을 이루는 HBM은 4세대 HBM(HBM3)이 주류로 자리 잡았는데, 정작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아직 확실한 공급 실적이 없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8단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고, 12단 제품 역시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인 HBM3E로 역전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현재 공급 중으로, 2분기 중 양산할 예정”이라며 “특히 36기가바이트(GB)의 고용량을 지원하는 12단 제품은 고단 스택의 강점이 있는 TC-NCF 기술을 기반으로 선도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강조한 TC-NCF 기술은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으로, HBM이 고층으로 진화할수록 휘어지는 문제를 제어하는 데 강점이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3E 8단과 12단 패키징 공정에서 품질 관리에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 패키징에 도입한 TC-NCF 공정에서 수율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TC-NCF를 고집하고 있는데, 메모리 반도체 분야 절대 강자였다는 이유로 삼성전자가 적용한 기술이 무조건 적합할 것이라고 보는 건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도 “8단 이상은 (HBM을 패키징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이 핵심인데, 삼성전자는 8단에서 양산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 12단에서도 고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TC-NCF 계열은 원리상 여러 층으로 갈수록 유리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패키징에서 수율이 잘 잡히지 않아 고단으로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 과정에서의 수율 문제뿐만 아니라 영업 노하우 부족 등 복합적인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HBM 외에도 전통적으로 1등 지위를 유지해 오던 DDR5와 같은 선단 D램 분야에서도 수율이 저하되는 등 예전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HBM3E 샘플의 전력 사용량이 SK하이닉스보다 2배 이상 많아 여러 고객사가 문제를 제기했다는 얘기가 지난달부터 나왔다”며 “삼성 HBM3E의 발열과 전력 소모량 문제로 전력 대비 성능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공급 계획에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 HBM3E 8단은 빠르면 3분기, 12단은 4분기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이 되긴 하지만, 현재까지 공급을 못한 상황이기에 마냥 긍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면 HBM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게 시급해 삼성 HBM 제품 테스트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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