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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이슈 물가와 GDP

이창용 “금리인하, 물가 2.4% 밑으로 내려가야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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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3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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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했다. 금리를 11연속 동결하면서 본격적인 인하 논의는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1분기 ‘깜짝’ 성장 속에 2.1%에서 2.5%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강화, 미국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의 불확실성은 커지는 모양새다.

23일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선 금통위원 전원이 ‘기준금리 동결’에 손을 들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4개월째 금리를 묶은 것이다. 향후 3개월 금리를 두곤 금통위원 6명(이창용 한은 총재 제외) 중 5명이 동결 의견, 나머지 한 명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방 회의에서 금리 동결로 목소리가 모이면서 인하 여부 검토는 7월 회의 이후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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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이날 한은은 경제 성장률·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수정 전망치도 발표했다. 올해 성장률은 2.5%로 2월 전망(2.1%)보다 0.4%포인트 상향했다. 이는 지난해(1.4%)보다 1%포인트 이상 높고, 2022년(2.6%)과 비슷한 수준이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넘는 1.3%(속보치·전 분기 대비)로 호조세를 보인 게 영향을 미쳤다. 물가 상승률은 기존의 2.6%를 그대로 유지했다. 수치가 다소 오르긴 했지만, 전망 자체를 바꿀 정도로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내년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은 각각 2.1%로 내다봤다.

금통위원 5명 “3개월 뒤에도 금리동결”

한은이 금리를 묶은 배경엔 여전히 불안한 물가, 늦어지는 미국 피벗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월 3%대를 유지하다가 4월 2.9%로 내려왔다. 하지만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0.6% 뛰는 등 ‘금(金)과일’로 대표되는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 들썩이고 있다. 중동발(發) 유가 리스크,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도 남아 있어 안정적인 2%대 상승률로의 둔화를 확신하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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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1분기부터 좋은 흐름을 보인 국내 경기도 물가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전망이 올라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었다”며 “(시장의) 하반기 중 금리 인하 기대가 있지만,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은 4월 (회의)보다 훨씬 더 커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반기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3%에서 2.4%로 소폭 올라갔다. 성장률 상향 조정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시급성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대외적으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빠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 3%대인 미국 물가 상승률의 둔화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데다 경기 지표도 여전히 탄탄한 편이라서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목표 수준인 2%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을 얻기까진 더 오래 걸릴 거란 Fed 위원 목소리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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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는 9월 이후 인하를 시작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미국 통화정책과 연결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도 한은이 쉽게 피벗을 결정하지 못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대내외 변수 돌출로 ‘시점’이 흐려지긴 했지만 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설 거란 예측이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경제 지표가 좋게 나온 만큼 Fed가 금리를 내리지 않았는데 한은만 먼저 인하할 가능성은 줄었다고 본다”면서도 “한은이 올해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가 확실히 더 오르면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겠지만, 현 상황에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잘 나온다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 “Fed보다 빨리 내릴 가능성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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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한편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수출·내수가 함께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 대외 요인이 2월 전망 대비 0.3%포인트 올렸고, 내수 부진 완화 등 대내 요인은 0.1%포인트 높였다. 각국 경기 회복 속에 수출이 7개월째 증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반도체 경기 등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그간 주춤했던 내수도 1분기에 예상을 넘는 개선세를 보이면서 성장률 상향에 힘을 실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각 2.2%에서 2.6%로 올리는 등 국내외 기관들도 성장률 전망치 조정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소비 등이 향후 성장세의 변수로 꼽힌다. 한은도 내수가 2분기 조정 국면을 거칠 거란 분석을 내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금리·고물가가 여전히 내수를 짓누르는 상황”이라면서 “지난해 경기가 워낙 안 좋아서 올해 ‘플러스’(+)가 나오긴 하겠지만, 내수와 수출 사이의 양극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종훈·오효정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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