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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월 500만원 넘게 벌어도 '-'…가구 실질소득 7년만에 최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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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내 신선식품 코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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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고물가 현상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가구 월평균 실질소득이 3년 만에 줄어들었다. 낙폭은 7년 만에 가장 크다.

23일 통계청은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 1분기 전국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이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했다고 밝혔다. 1분기 기준으로 2021년(-1.0%)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낙폭은 2017년(-2.5%)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실질소득이란, 화폐금액으로 표기된 명목소득에 물가를 반영한 지표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505만4000원)보다 1.4% 증가하긴 했다. 그러나 명목소득이 증가한 것보다 물가가 더 많이 올라 실질소득이 쪼그라든 것이다. 올해 들어 월간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동기 대비)은 1월 2.8%→2월 3.1%→3월 3.1% 흐름이었다.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실질소득 가운데 실질 근로소득이 축소한 게 주로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 근로소득은 -3.9%를 나타냈다. 1분기 기준으로 실질 근로소득이 뒷걸음질한 건 2021년(-2.7%) 이후 3년 만이다. 낙폭은 현재 기준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18년 만에 가장 컸다.

심지어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명목 근로소득까지 줄었다. 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은 329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332만6000원)보다 1.1%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 명목 근로소득이 쪼그라든 건 2021년(-1.3%) 이후 3년 만이다.

소득 계층별로 명목 근로소득 추이를 살펴보면 1~4분위는 증가한 반면 고소득층인 5분위에서 크게 감소해 전체 명목 근로소득 감소를 이끌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실적이 부진했던) 일부 주요 대기업에서 상여금을 줄인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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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고물가 탓에 소비지출은 늘었다. 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282만2000원)보다 3.0% 증가했다. 특히 가격 상승 폭이 컸던 과일 및 과일가공품(18.7%), 채소 및 채소 가공품(10.1%), 유제품 및 알(9.0%), 당류 및 과자류(9.3%) 등의 지출이 는 게 주효했다. 또한 국내·외 여행이 증가한 트렌드에 따라 음식·숙박(5.8%), 오락·문화(9.7%) 지출이 증가한 것도 전체 소비지출 증가로 이어졌다.

다만 통신(-0.7%) 등 지출은 감소했다. 정부가 ‘단통법(단말기유통법)’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휴대전화 공시 지원금이 늘어나면서 통신장비 지출이 4.7%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은 “7개 분기 연속 가계당 월평균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웃돌면서,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인 평균소비성향도 7개 분기 연속 올라가 지난 1분기 71.9%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세를 이어갔다. 지난 1분기 소득 5분위 배율은 5.98배로 전년 동기(6.45배)보다 크게 떨어졌다.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1125만8000원)이 일부 대기업의 상여금 축소 등에 따라 감소한 반면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 소득(115만7000원)이 공적 연금 수급액 인상 등에 힘입어 7.6% 불어난 게 이유였다.

오현경 기획재정부 복지경제과장은 “전반적인 소득 증가를 위해 내수·투자·수출 등을 활성화하는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소득 분배를 더 개선하기 위해선 이달 ‘기업성장 사다리 구축방안’을 내놓는 데 이어 오는 6월 ‘역동경제 로드맵’을 내놓는 등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과장은 “조속히 물가 안정 기조를 안착시키고 지표상 경기회복세 체감을 위해 범부처가 총력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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