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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기자의 눈] 라인야후, 냉철한 대비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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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IT부 기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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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버려지는 시간은 누구를 미워하는 시간입니다.”

가수 겸 연기자인 김창완의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에 나오는 말이다. 미워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는 의미다. 이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라인야후 사태에도 적용된다. 분노로 가득 찬 반일 구호에 매몰되기보다는 냉철하게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2억 명의 글로벌 플랫폼을 허무하게 놓쳐버릴 위기 상황에서 이성에 기반한 치밀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라인플러스를 비롯해 라인 관련 한국 법인 직원 약 2500명의 생계가 달려 있는 문제다.

우리 정부도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수습하는 데 시간을 버려서는 안 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6일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열흘 뒤인 26일에야 일본 총무성 관계자를 만나 행정지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 공식 입장을 내놓았고 이달 10일 유감 표명을 했다. 대통령실은 14일에야 강력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이 와중에 정부의 미온적 대응으로 문제가 악화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야당의 공세도 거세졌다. 사안이 정쟁화되며 머리를 맞대고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할 시간이 낭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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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향후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대비책을 철저하게 마련해야 한다. 네이버가 지분을 팔지 않기로 한다면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사업을 방해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물밑 소통은 필수다. 일부라도 지분 매각을 선택한다면 일본 정부가 헐값 매각을 유도하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 정부는 한일 투자협정 조항들을 조목조목 살펴보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국제중재까지 대비해야 한다.

일본 정부도 압박을 계속 이어나가면 자국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라인야후 사태가 글로벌 기업들이 일본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선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에서 철창 신세를 지다가 레바논으로 도피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을 소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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