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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경남 합천 간 조국, 전두환 호 딴 '일해공원' 찢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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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호 사용은 상식과 거리"
2007년 명칭 변경 후 논란 지속
한국일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오후 경남 합천군 합천읍 일해공원 입구에서 '일해공원 명칭 변경 촉구 입장문 발표'에 앞서 공원 이름이 적힌 메모를 찢고 있다. '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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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2일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을 방문해 "일해공원은 사용해서는 안 될 이름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일해(日海)'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날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활동가들과 군민들을 만나 이런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낭독했다.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그는 '일해공원'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종이를 찢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조 대표는 "전두환씨는 5·18 광주 학살 주범"이라며 "반란과 내란수괴죄로 사형 선고를 받았는데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죽는 날까지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 독재자의 호를 빌려 국민이 이용하는 공원에 사용하는 것은 상식과 거리가 멀다"며 "통상적으로 '지명 표준화 편람'에 명시된 기준에 따라 명칭을 선정하는데 합천군수는 지명위원회조차 개최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지난 6월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원래 명칭대로 변경하자는 안건조차 부결시켰다"면서 "현대사의 아픔을 따져봤을 때도 사용해서도, 기려서도 안 될 이름"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오후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 입구에서 '일해공원 명칭 변경 촉구'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합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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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정부는 5·18 학살 주범의 호를 군민이 이용하는 공원에 새기는 게 합당한지 답해야 한다"면서 "매국노 이완용의 호가 일당인데 그의 고향인 경기 성남 분당의 어떤 공원 이름을 ‘일당 공원’으로 해도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지명 표준화 편람 원칙을 근거로 들어 "편람에선 사후 10년이 지난 인물도 특별한 반대가 없을 때만 (이름을 지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일해공원은 이런 기준이나 현대사의 아픔을 따져봤을 때 사용해선 안 될 일이다. 국토교통부 장관, 합천군수는 공원 이름을 원래대로 복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천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2004년 이 공원은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하지만 2007년 일해공원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군은 일해공원 명칭 변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공론화 절차에 착수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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