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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난기류에 사람·물건 날아다닌 싱가포르항공 여객기…1명 사망·70여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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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지난 21일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싱가포르항공 SQ321의 내부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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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발 싱가포르항공 SQ321편이 상공에서 심각한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 하는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했다.

22일 싱가포르항공과 로이터통신·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이번 사고로 73세 영국 남성 1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다쳤다. 해당 항공편에는 승객 211명과 승무원 18명이 탑승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태국 한국대사관은 해당 여객기에 한국인 탑승자도 1명 있었으나 부상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춘퐁 싱가포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영상메시지를 통해 "SQ321편에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등 143명을 태운 대체기가 오늘 아침 싱가포르에 도착했다"며 "방콕에는 승객 79명과 승무원 6명이 남았다"고 밝혔다. 방콕에 남은 탑승자들은 부상자와 가족 등 일행으로, 항공사측은 "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해당 항공편은 약 10~11시간 가까이 순항했다. 하지만미얀마 인근 안다만해 상공에서 고도 1만 1300m에서 5분 만에 9400m까지 급하강했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던 한 영국인 승객은 BBC에 이 과정에서 "나와 아내는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고 통로를 걷던 일부 승객은 공중제비를 돌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승객도 "갑자기 비행기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들이 천장으로 튀어 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탑승자들이 머리에 큰 상처나 뇌진탕을 입었다"고 말했다.

공항에 비상착륙한 여객기 외부에는 별다른 사고 흔적이 없지만 공개된 비행기 내부 사진은 처참하다. 비상용 산소마스크가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음식과 수하물 등 온갖 물건이 쏟아져 있다.

일기예보서비스 아큐웨더(Accuweather)는 "항로에서 빠른 속도로 발달한 뇌우가 극심한 난기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종종 시속 100마일(약 161㎞)의 강력한 상승 기류를 동반하는 뇌우가 항공기 바로 앞에서 발생하면 기장이 대응할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큐웨더 측의 설명이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난기류는 오늘날 발생하는 항공 사고 중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매년 미국에서만 약 6만5000대의 항공기가 난기류를 경험하고 있고 이 가운데 5500대는 심각한 난기류를 맞닥뜨리고 있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는 난기류로 인한 부상과 지연 등으로 미국 항공사들이 연간 5억달러(약 6800억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레딩대학교 대기학과의 폴 윌리엄스 교수는 기후 위기가 이런 난기류 발생빈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부터 관련 분야 연구를 진행해온 윌리엄스 교수는 지난 2022년 CNN에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심각한 난기류가 향후 수십년간 두배, 혹은 세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이미 지난 1979년부터 2020년 사이 극심한 난기류 발생 건수가 55%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반적으로 대서양을 비행할 때는 10분 정도 난기류를 만날 수 있지만, 수십 년 안에는 20분 혹은 30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난기류의 평균 지속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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