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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심장 쪼그라드는 광기의 액션, ‘매드맥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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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오늘 개봉

전작 ‘분노의 도로’ 프리퀄 형식

맥스 사라지고 퓨리오사로 진화

사막 추격전-공중 탈주장면 압권

동아일보

22일 개봉한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에서 퓨리오사(위쪽 사진 가운데·애니아 테일러조이)가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삭발한 뒤 사령관으로 거듭나는 모습. 아래쪽 사진은 시타델에서 탈출하는 퓨리오사의 트럭을 공격하는 바이크 군단. 낙하산을 이용해 트럭을 공중에서 공격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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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광활한 사막. 그 한가운데를 8기통 트럭이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거칠게 내달린다. 내일은 없는 듯 달리는 트럭 옆으로 광란의 라이더들이 따라붙는다. 기관총을 쏘고, 쇠구슬을 휘두르고, 창으로 내리찍으며 차를 전복시키기 위해 공격을 퍼붓는다. 주인공은 깨지고, 터지고, 폭발하는 혼란의 질주 속에서도 끝끝내 운전대를 놓지 않고 살아남는다.

액션 영화의 정수로 꼽히는 ‘매드맥스’ 시리즈가 다섯 번째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로 돌아왔다.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주인공 퓨리오사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프리퀄 형식이다. 79세의 백발 노장 조지 밀러 감독이 9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영화는 15일(현지 시간)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8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 공중전까지 등장한 액션신

22일 개봉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사가(saga·일대기)’라는 이름처럼 퓨리오사의 어린 시절부터 18년의 세월을 담았다. 전작이 퓨리오사의 역사나 설정에 대한 설명을 거의 하지 않고 2박 3일간의 피 말리는 추격전을 담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영화는 총 5개의 큰 덩어리로 퓨리오사의 역사를 자세히 따라간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전매특허인 추격신은 여전히 심장을 쪼그라들게 할 만큼 박진감 넘친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내는 거친 엔진 소리가 시작되고 붉은 모래바람이 스크린에 펼쳐지면 관객 역시 스타트라인에 선 듯 긴장감이 고조된다. “영화는 눈으로 보는 음악 같다”는 밀러 감독의 말처럼 음악이나 대사 없이도 각 신이 리드미컬하게 느껴질 수 있게 편집됐다.

스케일은 커졌다. 전작의 액션신이 도로와 도시 ‘시타델’을 중심으로 펼쳐졌다면, 이번 영화에선 가스 타운과 무기 농장까지 무대가 넓어졌다. 퓨리오사가 시타델에서 달아나는 탈주 장면에선 전편에 없던 공중전도 벌어진다. 낙하산을 탄 이들이 하늘에서 트럭을 공격하는 장면으로 사방에서 죄어오는 주인공들의 압박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200여 명의 스터트맨이 고용된 이번 영화 역시 컴퓨터그래픽을 최소화했다.

● 맥스→퓨리오사로 세계관 확장

전작과 가장 큰 차별점은 처음으로 ‘맥스’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7080세대에게 매드맥스 시리즈는 곧 맥스를 연기한 배우 멜 깁슨으로 기억된다. 아내와 딸을 잃고 사막을 떠도는 신세가 된 맥스의 모습과 처절한 액션은 한국 관객들의 뇌리에도 깊이 남았다.

밀러 감독은 1970∼80년대에 공개한 ‘매드맥스’ 트릴로지에서 깁슨의 맥스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끝내고 2015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통해 퓨리오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배우 톰 하디가 맥스 역으로 나오긴 하지만 퓨리오사의 서사에 이용되는 서브 주인공이다. 매드맥스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였다. 신작에서는 퓨리오사가 왜 분노에 가득 찬 전사로 거듭났는지 서사를 설명하면서 한층 더 탄탄하게 세계관을 구축한다.

젊은 퓨리오사 역을 맡은 애니아 테일러조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전작의 퓨리오사였던 샬리즈 세런이 워낙 깊은 인상을 남겼던 터라 개봉 전 해외 영화계에서도 적절한 캐스팅인지 갑론을박이 있었다. 하지만 테일러조이는 복수심과 분노에 불타는, 하지만 무섭도록 서늘한 눈빛을 통해 적절하게 역할에 녹아들었다.

다만 대사량을 최소화하고 액션으로 모든 걸 설명했던 전작에 비해 대사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은 평가가 갈린다. 프리미어 공개 뒤 “설명을 늘어놓는 매드맥스에 실망했다”는 평가와 “여전히 황홀한 액션신”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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