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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발달장애인 참사 이제 그만” … 경남장애인부모연대, 죽음방지정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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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삶을 포기하는 비극을 멈춰야 한다.”

경남장애인부모연대가 21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회견은 전국 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1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동시다발로 열렸으며 경남도청 앞에는 6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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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장애인부모연대가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 대비 죽음 방지 정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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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난 7일 청주에서 발달장애인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말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청주에서 유명을 달리한 일가족은 모두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들이었다”며 “2009년 가장이 사망한 후 더욱 가난하고 고된 삶을 살아왔고 올해 가족들의 건강이 나빠지자 더욱 신변을 비관해 삶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는 단순한 개별 가정의 비극이 아닌 발달장애 지원 정책의 총체적 부재 속에서 발생한 사회적 참사”라며 “누구보다 사회적 개입이 필요했으나 지원을 요청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더는 발달장애 가족들이 희망을 잃고 세상을 등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세심한 지원과 돌봄, 더욱 강력한 사회적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위기 가정에 대한 집중 지원과 관리, 지자체와 장애인가족지원센터 간 상시적 협력체계도 촉구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사회적 고립 발달장애인 지자체 행정전수조사 ▲주거생활 서비스 도입 ▲가족지원체계 마련 ▲죽음 방지 정책 마련 등의 요구안을 만들어 경남도 장애인복지과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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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경상남도보훈회관 앞에 마련된 청주 발달장애인 일가족 추모 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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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언론에서 보도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사망 사건은 2022년 10건, 2023년 11건, 2024년 3건으로 총 24건에 이른다.

그중 경남에서 일어난 사건은 3건이다. 2022년 5월 밀양에서 발달장애를 둔 어머니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고 다음 해 5월 창원에서는 발달장애 자녀 2명을 둔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올해 1월에는 김해에서 백혈병 진단을 받은 어머니가 20년 동안 돌보던 발달장애인 아들을 숨지게 했다.

윤종술 경남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제대로 된 국가의 보호 체계가 갖춰져야 발달장애인 가족이 평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연대는 이날 도청 건너편 경상남도보훈회관 앞에 청주 발달장애인 일가족 추모 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는 일가족의 49재인 오는 6월 25일까지 운영된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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